경기불황 속에서도 자기만족과 개성을 추구하는 ‘가치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가치소비란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상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행태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미샤와 더페이스샵 등 중저가 화장품을 쓰면서도 유독 향수는 명품을 고집하고, 옷은 온라인몰이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에서 구입하지만 액세서리나 가방, IT기기 등 특정품목에는 돈 쓰는 것을 아끼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향수를 꼽을 수 있다. 신세계는 그간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던 화장품 매출이 올해는 3%대로 급락했다. 하지만 가격은 일반향수에 비해 최대 10배 가량 비싸지만 독특한 향을 가진 프리미엄 향수 매출은 30% 뛰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작은 사치’를 위한 상품으로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수십만원짜리 백팩이나 고가의 헤드폰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특징적이다.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만다리나덕’ 백팩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33% 늘었다. 가방을 포함한 핸드백류 전체 매출이 9% 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폭이 훨씬 크다. 일명 ‘박진영 헤드폰’이라 불리며 갤러리아 명품관에 입점한 다이아몬드티어스 헤드폰은 45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평균 3~4개가 팔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성영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생필품은 이성적 판단이 작용해 절약이 가능하지만, 개인의 욕망이 투영된 이른바 감성제품은 조절이 쉽지 않아 불황에도 영향을 덜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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