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권진규(1922~1973)는 한국적 리얼리즘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한 작가였다. 유학했던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의 스승인 시미즈 다카시(1897~1981), 또 다카시의 스승인 프랑스 조각가 에밀 부르델(1861~1929)의 근대 조각 영향을 받았으나, 한국화를 거쳐 독창적 자기 세계를 이뤄낸 작가다.
한국적 리얼리즘을 추구한 권진규는 인물을 다루면서 불안한 영혼, 고뇌와 절망의 감정을 드러냈다. 종교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 초월과 영원을 향한 염원을 반영했다. 사진 왼쪽부터 ‘불상’(나무에 채색)<1971>, ‘얼굴’(나무)<1971>, ‘춘엽니 비구니’(테라코타)<1967>.
권진규의 한국적 리얼리즘은 인물상에서 두드러지는데, 치열한 자아가 거침없이 나타난다. ‘자소상’과 ‘얼굴’ 같은 인물 두상은 단순하지만 거친 질감으로 인간의 고뇌, 절망을 뿜어낸다. 1973년 5월 고려대 박물관에 들러 자신의 작품을 둘러본 뒤 작업실로 돌아와 ‘인생은 공(空), 파멸’이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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