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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27포인트(0.96%) 오른 2543.4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개최한 와이오밍주 잭슨 홀 미팅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낮추는 게 연준의 일이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비록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물론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시장이 예상한 ‘강한 매파적’ 발언이 없었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 모두 큰 우려는 덜었다.
다만 훈풍이 불었던 코스피의 이날 거래대금은 8조1066억원에 머물며 지난 5월 24일(7조9005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마찬가지다. 코스닥은 이날 10.00포인트(1.11%) 오른 909.38에 마감했지만 거래대금은 9조5889억원으로 지난 7월 11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10조원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쏠림현상 이후 갈 곳을 잃은 개미들의 모습이 거래대금에서 나타난다고 해석한다. 실제 지난 5월 일 평균 9조1338억원 수준이었던 코스피의 거래대금은 6월 10조296억원, 7월 14조1901억원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일 평균 거래대금은 11조880억원으로 소폭 내려온 상태다. 코스닥 일 평균 거래대금 역시 5월 8조9098억원에서 6월 9조938억원으로, 7월 12조8272억원으로 늘어났다가 8월 들어 11조8471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위축하기 시작한 것은 2차전지 붐이 가라앉으면서부터다. 특히 코스닥의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주당 100만원을 넘어서는 ‘황제주’로 등극하며 코스피에서는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으로 자금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2차전지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며 투자심리가 흔들렸고 증시 거래대금도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가 불거지고 미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4.3%에 육박하며 코스피가 2500선에서 배회하자 개미들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이후 일부 개미들은 초전도체나 양자컴퓨터 등 테마주에 몰려들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개인 MMF 설정액 9개월래 최대…증시 유입 노린다
하지만 갈 곳 잃은 자금들은 여전히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연 4~5%의 금리를 주는 머니마켓펀드(MMF)에 개미들의 돈이 몰려 있는 상태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151조5274억원인 국내 MMF 잔액은 25일 165조5147억원으로 늘어났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짧은 주기로 자금을 굴려도 어느 정도 수익을 낼 만큼 단기 금리가 높고 은행 예금 금리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어 MMF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파킹통장이나 증권사 예탁금보다 MMF의 금리가 소폭 높아 MMF에 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이 여전히 높은 수익률에 대한 갈증이 있는 만큼,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다시 증시로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이번 주 발표하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고용보고서가 안정세를 그리면 코스피가 추세적 상승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를 더 확인해야겠지만 이번 주 코스피가 2540선을 넘어서면서 안정권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특히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한국의 8월 수출에서 반도체, 휴대폰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될 경우, 코스피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9월 이후 연말 배당을 기대하는 자금이나 내년 투자를 준비하는 자금이 몰리며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의 시장 참여와 합쳐지면 코스피에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