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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권필성(25)씨는 평소 관심을 두던 분야가 원하는 직무인지 확인을 위해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PP)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자동차 외판금형을 제작하는 신라엔지니어링에서 실습을 마친 권씨는 지난 2월 졸업 후 신라엔지니어링에 정규직으로 입사해 재무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권씨는 “복수전공으로 경제금융학을 전공하고 재무·회계직무를 담당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불안한 마음이 더 컸다”며 “장기현장실습 과정에서 기계적이고 암기 위주로 가르쳐 주지 않고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해 전공지식을 업무와 연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학교측의 지원뿐만 아니라 실습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현장교육으로 메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업에서도 아직 실습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본이 되는 업무를 배분하고 기본기가 다져진 후에 업무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해 적응을 순조롭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부터 IPP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순천향대는 산학협력교육 전담 단과대학인 산학평생대학을 두고 기업단위 학사조직을 운영하면서 IPP형 일학습병행제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산학평생대학에서는 기업체와 매칭을 주선하고 분석하는 산학중점교수와 전담 인력 역시 5명씩 활동하고 있다. 다른 대학들이 평균 4명인 점을 감안하면 학교의 의지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에 참여한 80명의 학생(취업대상학생 기준) 중 74명이 취업에 성공해 92.5%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147명의 취업대상 학생들 가운데 112명(76.2%)이, 지난해 참여한 146명의 학생 중에는 3월 현재 95명(65.1%)이 취업했다. 학교측의 부단한 노력으로 순천향대 IPP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도 2015년 52개에서 지난해에는 89개(일학습병행제+장기현장실습)로 71.1% 늘어났다.
IPP형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에 참여해 취업에 성공한 또 다른 학생인 김정미(23)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과 함께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진로를 결정했으면 좋겠다”며 “내가 무엇을하고 싶다는 것과 함께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은 진로선택에 일학습병행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생명공학을 전공한 김 씨는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정우신약에서 실습과정을 거쳐 올해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순천향대의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의 호응도 좋다.
서종우 리봄화장품 대표도 “일학습병행제를 활용해 우수학생을 경력사원같은 신입사원으로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는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학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참여 학과에 대한 평가시 가점을 부여하고 교육프로그램 개발비 지원, 산학중점교수 및 전담직원 인건비 등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제도적 뒷받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내기업의 해외현지법인과도 연계할 수 있는 글로벌 IPP를 운영할 예정이다.
서교일 순천향대 총장은 “재학생들의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일학습병행제가 능력중심사회로 가는 소중한 마중물로써 표준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