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 정읍 본사에서 만난 서준교(56·사진) 대우전자부품(대우부품) 대표이사는 “아진산업의 서중호 대표와의 친분으로 대우부품 인수 당시 자문역할을 하면서 대우부품과 인연이 시작됐다”며 “인수준비를 위해 2010년 초 대구에서 혈혈단신으로 정읍으로 왔을 때 회사 분위기는 침체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대우부품은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겪은 파란만장한 업력을 갖고 있다. 대우부품은 지난 1973년 설립된 회사로 대우그룹 계열사 시절에는 대우전자, 대우자동차 등 굵직한 공급처를 두면서 연 매출 3000억원에 달했던 탄탄한 중견기업이었다. 하지만 대우그룹이 외환위기 이후 해체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2008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2년간 법정관리를 겪던 대우부품은 현대자동차에 차체를 만들어 납품하는 아진산업이 인수했다. 아진산업은 지난해 1343억매출에 영업익 237억원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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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제조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5~6시만 되면 칼퇴근하는 직원들의 근무태도도 바꿨다. 그는 “빠른 시간에 회사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희생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우부품은 자동차 전장부품 가운데 볼티지 레귤레이터(V.R), 펄스폭 변조(PWM) 팬 컨트롤러,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하는 온보드차저(OBC) 등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회사 인수 이후 GM대우에 치중했던 납품 비중을 개선해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의 전기자동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등 거래선 다변화도 꾀했다.
서 대표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인수 이듬해인 2011년 8월 수해로 생산시설이 모두 물에 잠기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는 “당시 회사는 최대 위기였지만 직원들은 ‘정말 여기가 끝일 수도 있다’라는 위기의식을 느껴 조직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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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거래은행도 전북은행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바꾸지는 못했다”면서도 “지역인재 유치를 위해 전북대, 원광대 등 지역 내 대학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2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고 전했다.
회사가 어려웠지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하게 펼치고 있다. 2011년부터 정읍의 장애인 복지시설인 ‘천사마을’에 매월 직원들이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기업 규모가 더 커지면 사회공헌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올해부터는 해외시장으로 거래선을 다변화 해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1차적으로 회사가 1000억 매출 회사가 된다면 내 역할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3년 투자한 설비에서 지난해부터 본격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며 “R&D 과제들을 좀 더 지원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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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지 레귤레이터(Voltage Regulator, V.R): 차량 내의 얼터네이터에서 발전되는 전기를 배터리에 일정전압을 유지하면서 충전을 유도하는 장치.
*펄스폭 변조 팬 컨트롤러(Puls Width Modulation Fan Controller, PWM): 엔진 부하에 따라 전원의 온오프 주기를 조절해 쿨링 팬 모터에 공급하는 평균전압을 제어하는 장치.
*온보드차저(On Board Charger, OBC) : 교류(AC) 상용 전력을 직류(DC)로 변환하여 전기자동차의 내부 배터리 셀을 충전하는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