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中펀드]박준흠 한화운용 상무 "中 배당주는 미개척지"

  • 등록 2015-03-26 오전 6:00:15

    수정 2015-03-26 오전 6:00:15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2007년과 지금은 분명히 다릅니다. 유통주식이 많아졌고 시장 파이도 커졌습니다. 2007년처럼 돈 좀 들어온다고 급등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후강퉁에 이은 선강퉁 시행, MSCI 이머징 마켓 편입, 국유기업 개혁, 실크로드 정책 등의 호재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투자신탁 시절 홍콩법인에 파견돼 중국과 첫 인연을 맺은 후 16년 이상 중국 시장을 지켜봐온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차이나 에쿼티 담당 상무(사진)는 중국 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투자해도 된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2007년에는 중국 주식의 30% 정도만 유통되고 있던 상황이어서 조금만 자금이 몰려도 지수가 급등하던 시절이었지만, 주식 유동화 정책으로 유통주식이 70~80%로 늘어 이제 왠만한 자금유입으로는 폭등장세를 연출하기 어려워졌다는 것. 그만큼 증시 변동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중국 증시가 급등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적 호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중국 정부가 내놓을 정책을 보면 상해종합지수나 대형주는 올해에도 10~20%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정책 강도나 타이밍에 따라 이보다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증시와 상해, 선전 증시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과 선강퉁 도입은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호재다. 여기에 단계적으로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에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중국 주식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하게 추진중인 국유기업 개혁과 반부패 정책도 장기적인 호재로 꼽았다. 당장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고 고위 간부들의 횡령이 줄면서 기업 이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실크로드 정책도 박 상무가 주목하는 호재 중 하나다. 박 상무는 “헬스케어나 환경, 자동차 등 신성장 업종은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키우려는 업종이라 유망하다”며 “반면에 단순 제조업이나 광업, 에너지 등 구경제 업종은 성장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이를 일시에 해결해준 것이 바로 실크로드 정책”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포화된 생산설비나 자원을 실크로드 정책을 통해 해외로 돌려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철도와 도로를 놓고 무역 루트도 개발해 교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전략”이라며 “이로 인해 국영기업들과 건설사, 제조업체들이 고루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고배당주에 주목한 것은 워낙 중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은데다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이익이 줄어도 배당을 꾸준히 한다”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배당을 더 많이 하는데다 이익이 많이 나면 특별배당도 실시할 정도로 후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한화 차이나 레전드 고배당’ 펀드는 배당에서 3~4%, 자본이득으로 3~4%를 올려 최소 7~8%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설정했다. 대형주 중심의 국유기업 위주로 편입해 기존 중국 펀드에 비해 기대수익률은 낮추되, 가격변동 리스크도 줄여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꾸준한 수익을 안겨줄 종목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 계획이다. 박 상무는 중국어 구사는 기본이고 중국 유학이나 연수를 통해 중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으면서 운용경험과 능력을 갖춘 6명의 최정예 인력으로 차이나 에쿼티 운용팀을 구성해 이끌고 있다. 이들 운용역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중국 현지에 출장 보내 직접 눈으로 보고 투자를 판단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 상무는 “투자라는 것이 무리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에 가면 먹을 게 없고 앞서가야 먹을 게 많다”며 “아직 중국 본토에서는 배당주 투자 컨셉이 자리를 안 잡은 만큼 중국 국유기업 중에서 정책 수혜로 성장성이 있고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업종에 투자하면 안전하면서도 양호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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