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식 쇼핑 나선 외국인..본격 귀환 시작됐나

저가매력, 대북리스크 희석, 낙폭과대 대형주의 매력
'반짝 순매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
  • 등록 2013-04-12 오전 8:06:04

    수정 2013-04-12 오전 8:06:0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대북 리스크와 엔화 약세 등 각종 악재로 한국을 속속 떠나던 외국인들이 귀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2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2000억원 이상 ‘사자’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월부터 매도에 나서 이달 9일까지 4조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10일 매수로 돌아선 데 이어 이틀 연속 ‘사자’를 이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내다팔기만 했던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주식을 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코스피 귀환 배경에는 먼저 저가 매력이 꼽힌다. 이달 초 종가기준 1920선까지 떨어지자,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재훈 미래에셋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까지 내려갔었다”며 “저가의 이점이 분명히 작용했고 이에 지갑을 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달 내내 한국을 괴롭히던 대북 리스크도 얼추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판단도 외국인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철수에 이어 미사일 발사 준비까지 ‘이전과는 다르다’며 불안감이 팽배했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더 이상 악화될 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증권 팀장은 “대북 리스크가 4월 주가하락으로 충분히 반영된 데다가 북한의 공세 수위도 더 높아질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유동성 문제의 STX(011810), 리콜사태에 몸살을 앓은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1분기 어닝 쇼크 GS건설(006360) 등 악재도 있지만 비켜 있는 종목 중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들이 외국인 입맛을 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11일 외국인의 순매수 2545억원 중 2297억원은 코스피 대형주에 쏠렸다. 외국인은 이날 LG전자, 기아차,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등 덩치 큰 종목을 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관심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인가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양경식 팀장은 “2600억원 넘는 순매수 중 1400억원은 움직이기 쉬운 IT업종에 집중됐다”며 “외부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실히 진정돼야 외국인의 순매수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이 당장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하지는 않더라도 기존 매도강도는 좀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흐름이 당장 매수로 전환되지는 않겠지만 대북 리스크가 약해진 만큼 대규모 매도세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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