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2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2000억원 이상 ‘사자’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귀환 배경에는 먼저 저가 매력이 꼽힌다. 이달 초 종가기준 1920선까지 떨어지자,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재훈 미래에셋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까지 내려갔었다”며 “저가의 이점이 분명히 작용했고 이에 지갑을 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달 내내 한국을 괴롭히던 대북 리스크도 얼추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판단도 외국인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철수에 이어 미사일 발사 준비까지 ‘이전과는 다르다’며 불안감이 팽배했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더 이상 악화될 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 유동성 문제의 STX(011810), 리콜사태에 몸살을 앓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1분기 어닝 쇼크 GS건설(006360) 등 악재도 있지만 비켜 있는 종목 중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들이 외국인 입맛을 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11일 외국인의 순매수 2545억원 중 2297억원은 코스피 대형주에 쏠렸다. 외국인은 이날 LG전자, 기아차,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등 덩치 큰 종목을 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관심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인가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다만, 외국인이 당장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하지는 않더라도 기존 매도강도는 좀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흐름이 당장 매수로 전환되지는 않겠지만 대북 리스크가 약해진 만큼 대규모 매도세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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