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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합정점은 당초 지난 8월 말에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변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개점이 무기한 보류된 상태다.
홈플러스 매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자리한 ‘안동찜닭’의 한 직원은 “홈플러스는 도대체 언제 입점을 하는거냐”며 “여기는 다른 가게들보다 외져서 홈플러스 하나 보고 들어왔는데 장사가 너무 안돼 큰 일”이라고 푸념했다.
현재 메세나폴리스에는 총 61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 SPA브랜드 등 익숙한 간판이 즐비해 있었지만 환하게 불이 켜진 널찍한 매장엔 손님들을 찾기 힘들었다. 이 중 20여개 업체는 홈플러스가 오픈하지 않아 입점을 거부하다가 최근 문을 연 곳도 있다. 이들은 이달 초 홈플러스 입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지역상인들 “무조건 반대 아니다”
홈플러스 합정점 개점을 반대하고 나선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합동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지역 주민과 메세나폴리스 상인들의 불만을 알고 있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홈플러스 개점을 바라는 주민 여론과 입점 업체 및 고용 근로자들의 피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협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점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전통시장과 홈플러스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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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뿔난 시민들 “주민편의 왜 무시하나”
홈플러스 합정점 문제가 꼬인건 이곳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상권 다툼의 상징처럼 돼버린 탓도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데다 추가 출점을 미루고 있는 다른 대형마트들의 시선까지 쏠리면서 합의점 도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합정점 개점을 반대하는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합정동에 사는 황무임씨(70대, 주부)는 “홈플러스가 들어오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편해지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며 “정치인들이나 시에서는 왜 이런 점을 무시하고 특정 단체의 말만 들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