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도, 농작물도 침수…‘341㎜ 물폭탄’에 광주·전남 피해 속출

3일부터 고흥 나로도 341㎜ 등 강한 비 내려
지난 5일 광주 지하철 공항역 대합실 물 들어차
연휴 기간 시설물 파손, 정전 등 피해도 이어져
벼 175㏊·밀·보리 525㏊ 등 농작물도 침수 피해
  • 등록 2023-05-06 오전 10:51:28

    수정 2023-05-06 오전 10:51:2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어린이날 연휴 몰아친 강한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 지역에선 지하철이 멈춰 서고 농작물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고흥 나로도 341㎜를 포함해 장흥 관산 338㎜, 해남 북일 336.5㎜, 완도 보길도 290㎜, 광양 백운산 273㎜, 완도 228.4㎜, 광주 178.6㎜, 목포 110.1㎜ 등을 기록했다. 지난 3일부터 내려진 호우특보는 지난 5일 밤 해제됐으며, 현재는 전남 일부 지역에 시간당 1~3㎜의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5일 광주 지하철 1호선 공항역 내부가 폭우에 침수돼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가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3일부터 내린 비에 침수·시설물 파손·정전 등 피해가 잇따랐다. 광주소방본부는 전날 내린 집중호우와 관련해 총 135건의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5일 오후 4시 42분쯤엔 광주 지하철 1호선 공항역 지하 1층 대합실에 흙탕물이 들어차면서 1시간 10분가량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소방당국은 호스 등을 활용해 물 200톤(t)가량을 배수, 같은 날 오후 5시 53분쯤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소방당국은 역사 내 출입구 이설공사 구간을 타고 빗물이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 7시 4분쯤 광주 북구 삼각동에선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전기 설비를 건드려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불로 인근 아파트 등 772세대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4시 10분쯤엔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공사현장에서 토사가 유출돼 도로에 물이 고였고, 오전 8시 49분쯤엔 광주 동구 금곡동 인근에서 가로수가 전도돼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광주소방본부는 이날 도로침수 10건, 나무 쓰러짐 7건, 토사 유출 7건 등 26건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했다. 배수 지원은 9건, 소방시설 오작동도 100건이나 일어났다.

지난 5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농경지에서 작물이 강한 바람에 쓰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전남소방본부에도 같은 날 총 63건의 호우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소방본부는 도로침수, 나무 쓰러짐, 토사유출 등 58건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무안 도로 등 침수된 5곳에 대한 배수 지원 작업도 벌였다. 전남 순천과 고흥, 장흥, 해남 무안에선 총 5건의 가로수 쓰러짐 사고가 발생했고, 강진군에선 도로 토사 유출 사고도 벌어졌다.

산림청이 전남 지역에 산사태 주의 경보를 발령하면서 시간당 20~50㎜의 비가 쏟아진 영암군에서는 3가구 5명이 긴급 대피 후 귀가했다. 또 이번 비로 전남에선 벼 175㏊(고흥 133㏊, 강진 40㏊, 보성 2㏊), 밀·보리 525㏊(보성 350㏊, 강진 100㏊, 장흥 70㏊, 고흥 5㏊)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이번 비로 심각한 가뭄을 겪어온 지역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완도 섬 지역 5곳(노화·보길·금일·소안·넙도)에선 제한 급수가 차례대로 해제될 예정이다. 또 주요 지역의 상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은 비가 내리기 전 20.8%에 그쳤으나 이날 오전 27.5%로 상승했다. 동복댐의 저수율도 21%에서 28.7%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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