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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올 들어 증시 거래 위축에도 불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덕에 실적 호조를 보여왔던 증권업종이 3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 금리 상승으로 투자해놓은 채권의 평가이익이 줄고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손실로 유사한 금융상품의 발행이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만 못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대체로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7월 말~8월 초까지 이어진 폭락장으로 거래대금이 대폭 줄어든 것도 수익을 갉아먹은 요인으로 꼽힌다.
◇ 증권사 5곳 3분기 영업익 전분기대비 감소
1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의 실적 예상치가 존재하는 국내 증권사 5곳(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합산은 7805억원으로 추정된다. 5994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보다 30.2% 많지만 직전분기 8855억원보다는 11.8% 적은 수치다.
올 들어 증권사 영업실적은 호조를 보여왔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1분기 증권사 56개사의 판매관리 판관비차감전 영업이익은 지난해 분기 평균 3조4488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4조899억원으로 늘었고 2분기에도 4조441억원을 기록해 4조원대를 유지했다. 주식거래대금이 줄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정체됐지만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부문 수익이 늘었고 주가지수 상승, 채권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으로 인해 자기자본으로 투자해 놓은 주식과 채권에서 평가이익이 대거 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수료 수익은 물론이고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통해 증권사들이 누렸던 자금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줄었다.
거래대금도 줄면서 브로커리지도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월 거래대금은 85조8923억원으로 쪼그라들어 84조5812억원을 기록한 2017년 1월 이후 최저를 보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증권업종 실적 핵심은 채권금리였는데 8월 중순 이후 금리가 반등하면서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일정부분 낮아졌다”며 “파생결합증권 발행 부진과 브로커리지 시장 부진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종목별 실적은 희비…증권株 주가도 하락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7.3%, 키움증권은 19.1%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키움증권은 전분기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고 메리츠종금증권은 금리상승에 따른 타격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덜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호조를 보이던 실적이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 3분기 증권주 주가도 하락했다. 지난달 말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1767.69를 기록해 2분기 마지막 거래일에 비해 10.23% 떨어졌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은 16.8% 밀렸고 NH투자증권도 12.4% 떨어지는 등 증권주 대부분이 내리막을 탔다.
다만 증권사의 수익구조 다변화로 과거보다는 실적 변동성이 크게 줄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업계는 자본 투자형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IB 딜이나 투자자산 수익률도 결국에는 경기의 영향을 받겠지만 브로커리지 수수료보다는 손익 변동성이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