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축산업계 관계자는 18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1만원대까지 치솟던 계란값이 올해 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폭락하자 정부가 수급조절을 제대로 못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인다. 여기에 살충제 계란 파동 후 농림축산식품부가 농가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소비자 불신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계란 생산량 전년比 20% 늘자 가격 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값 평균은 3916원(15일 기준·30개)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가격인 4364원에 비해 10%가량 떨어졌으며 평년(5년간 해당일에 대한 최고, 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 6018원에 비해서도 크게 하락했다. 살충제 파동이 있던 작년 같은 시기 대비해서는 거의 반값 수준이 됐다.
공급이 늘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은 떨어졌다. 지난 5월(1~23일) 계란 산지가격은 계란 생산량 증가로 전년(2109원) 대비 57.7% 하락했다. 평년에 비해서도 30.4%나 값이 덜 나간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6월부터 8월까지 계란 생산량은 전년대비 20% 증가하고 계란 산지가격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농업관측본부는 보고 있다. 육계 역시 다르지 않다. 6월 육계 사육 마릿수는 병아리 생산 증가로 전년보다 8.7% 증가한 1억1325만 마리로 집계됐다. 공급량 증가로 닭고기 가격은 전년보다 최대 24.6% 하락, ㎏당 1500 수준이다.
|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6~2017년 조류 인플루엔자(AI)로 국내 가금류의 약 3분의 1이 살처분 되면서 공급량이 감소, 계란 한판 가격이 1만원에 육박했다. 이에 정부는 가격 잡기에 나서며 계란과 종계 수입을 대대적으로 단행했고 이후 공급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때는 사력을 다해 뛰는 가격을 잡으려 했던 정부가 폭락 하니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무항생제 축산물은 친환경농산물 인증에서 제외하고 축산법에 무항생제축산물 인증기준을 따로 뒀다. 또 무항생제 인증 마크는 사용할 수 있지만 ‘친환경’ 표시는 못하게 했다.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무항생제 축산물은 전 생애에 걸쳐 동물용의약품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 고의로 농약을 사용했거나 인증 취소 3회 처분을 받은 축산 농가는 퇴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계란 상품에 부착했던 ‘친환경’ 마크는 빠지지만 무항생제 표시는 기준에 부합한 농가에 한해 계속 할 수 있게 했다”며 “무항생제 기준을 어길 시에만 무항생제 마크 표시를 할 수 없게해 소비자가 어느 상품이 무항생제 계란인지 구분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