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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철저할 뿐 아니라 선배는 물론 후배도 잘 챙기는 스타일이다.” “술자리에선 두주불사형이지만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다.”
법조계에서는 김주현(55)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공안과 특수수사 경력이 없는데도 승승장구하는 이유를 이렇게 꼽는다. 김주현 차장검사는 사법연수원 동기(18기) 중 항상 최선두권을 지켜오고 있다.
김 차장 검사의 동기인 사법연수원 18기 수료생 293명 가운데 68명이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검찰로 입문한 18기 중 중도에 하차한 인물들이 적지 않았다. 검사장 진급에서 밀려 옷을 벗은 경우가 많았다.
검사장까지 올라섰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작년에만 오광수 (56)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과 김영준(54)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사표를 던지고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김 차장검사는 대검 차장검사와 법무부 차관직을 모두 역임하며 승승장구해왔다.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 요직 두루 거쳐
일반 직장에서는 ‘차장(次長)’이 부장 아래 자리지만 검찰에서는 다르다. 대검 차장검사는 검찰 최고 수장인 검찰총장 바로 밑이다. 검찰총장이 공석이면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신 수행한다.
지난해 말 낙점된 김수남(57) 검찰총장은 직전 보직이 대검 차장검사였다. 전임자인 김진태(64) 전 검찰총장도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뒤 잠시 검찰을 떠났다가 검찰총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김 전 총장 전임자인 채동욱(57) 전 검찰총장은 대검 차장검사와 서울고검장을 거쳤다.
사법시험 존치 논란 파동에도 입지 탄탄
지난해말 법조계는 법무부의 ‘사법시험 유예’ 발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집단 자퇴, 변호사시험 거부 등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측의 거센 반발에 밀려 법무부는 사시 유예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차관으로서 발표를 맡는 등 유예조치 작업을 진두지휘했던 김 차장검사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결국 기우로 끝났다.
김 차장검사가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청와대 역할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시절 한명숙(72) 전 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청와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검사는…
서울 출생으로 서라벌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연수원 18기)한 뒤 서울지검 검사로 공직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법무부 검찰과장·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법무부 대변인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 손에 꼽히는 핵심 보직인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올랐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과 대전지검 차장 검사를 거친 뒤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