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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난 사랑해요. 이 세상 슬픔까지도. 젊음은 좋은 것. 하늘을 보면서 살아요.” 남성의 트렌치코트에 얼굴을 묻으며 초콜릿을 먹는 배우 이미연의 모습은 1980년대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때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그 CM송이 2015년 TV에서도 흘러나온다.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문화 전반에 ‘복고바람’을 몰고 와서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혜리는 가나초콜릿의 후속모델로 발탁돼 2015년 판 광고에 등장했다.
복고의 인기를 업고 추억의 히트상품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복고마케팅에 돌입했다.
옥션은 ‘응답하라 그때 그 추억팔이’ 기획전을 열고 먹을거리서부터 복고디자인의 패션용품·가전 등을 판매 중이다. 롯데제과는 빼빼로, 월드콘, 가나초콜릿, 수박바 등 당시 인기제품을 그때의 디자인 그대로 노출했다. 또한 11번가와 손잡고 향수를 자극하는 과자를 모아 ‘응답하라 1988 추억의 과자 판매전’도 열고 있다. 치토스, 칸쵸 등을 모은 ‘종합선물세트 1988 패키지’는 출시 일주일 만에 5000세트가 모두 팔리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패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올가을·겨울 트렌드로 1980년대 패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고라인’을 출시했다. ‘청청패션’을 재해석한 조합, 맨투맨 티셔츠라고도 불리는 스웨트셔츠와 페이크 목폴라 조합, 맘보팬츠를 현대화한 치노팬츠 등을 선보였다. 데님 브랜드 버커루는 일명 ‘나팔바지’를 아이템으로 내놨다.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는 지난 5월 1980년대 르까프 TV CF를 리메이크한 ‘추억의 광고 대전’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고, 이달부터는 ‘젊음의 리듬편’을 방영한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중구 장충동 ‘태극당’은 건물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1일 재개장했다. 1946년 처음 문을 연 태극당은 1945년 개점한 전북 군산 이성당에 이어 전국에서는 두 번째로 오래된 가게다. 전병과 양갱을 팔다가 1947년부터 내놓은 ‘모나카’ 아이스크림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 종로와 혜화동 등 10여곳에 지점이 생겼지만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생겨나면서 장충동 본점만 남게 됐다. 현재는 매장 벽면·안내판·분위기 등을 그대로 살려 다시 문을 열었고, 태극당을 찾는 손님에게 옛 추억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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