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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144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중 859억원은 공장설비 구축에 사용되고, 586억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된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생산과 개발 부문이 분리·운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을 담당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45.65%)와 제일모직(028260)(45.65%)이 최대주주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90.3%)와 미국 바이오젠(9.7%)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이 중 일부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이 조달됐다.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으로부터 총 1조1784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중 6000억원을 바이오의약품 공장 준공에 투입했고 5784억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6405억원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그룹으로부터의 지원받는 마지막 투자이며 더 이상의 증자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 이후 각 사업부별로 추가로 필요한 재원은 직접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는 셈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지금까지 진행한 성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각각 764억원, 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국적제약사에 바이오시밀러 기술수출로 수익을 얻었다. 지난 2년 동안 수출 계약금, 단계별 기술수출료(마일스톤) 등으로 1201억원을 챙겼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의 바이오젠아이덱, 머크 등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제약사에 바이오의약품 시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약생산대행(CMO) 사업이 수익모델인데,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로슈 등과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6개를 포함해 총 13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팔리고 있는 다국적제약사의 항체의약품 대부분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도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는 셀트리온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시험을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3대 자가면역질환치료제로 평가받는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 사업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3년 3만ℓ 규모의 1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올해 2월 단일 설비로 세계 최대 수준인 15만ℓ 규모의 2공장 건설을 완료했다. 올해 10월 목표로 15만ℓ의 공장 건설에 착수하고, 오는 2020년까지 4공장 증설을 통해 48만ℓ 규모의 생산설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2개의 공장 건설에 1조500억원이 투입됐고 2개 공장 건설에 약 1조원 가량이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삼성바이로직스가 4공장까지 완성하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1·2위인 론자(24만ℓ), 베링거인겔하임(22ℓ)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지금까지 제2공장의 70%를 가동할 정도로 계약됐고 이미 제3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물량을 거의 확보했다”며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간담회를 열어 오는 2025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매출 4조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