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 한산한데 동전교환 직접해라? 은행권 소액고객 무시 여전

동전 가져가자 "오후 3시 이후에 와라" 뒷전
정부는 '동전교환 캠페인' 펼치는데 은행은 뒷짐
  • 등록 2013-07-20 오전 8:07:40

    수정 2013-07-24 오전 11:07:47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개인 사업을 이모씨(38)는 집에 쌓여 있던 동전을 바꾸려고 서울 KB국민은행 봉천역 지점을 찾았다. 오전 9시 반 오픈 직후라 은행 창구는 한산했다. 이씨는 가져온 동전 교환을 위해 창구 직원에 총액 계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창구 직원은 그에게 직접 동전을 네 종류로 분류하고 오후 3시 이후에 동전교환 접수 서류를 직접 작성할 것을 요청했다. 상담 고객도 없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일을 시키고 게다가 몇 시간씩 이상 기다릴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씨는 “은행들이 돈 안 되는 동전교환은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소액 고객이라고 무시를 당한 기분이 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20일 금융권이 수익성 악화로 수수료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돈 안 되는’ 소액고객 무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전 교환 등 무수익 서비스에 대한 친절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은행 뿐만이 아니다. 주거래 은행인 하나은행에 동전을 교환하러 갔던 이모씨는 창구 지원에게 “장사하시냐”는 질문을 들었다. 그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직원은 “이번 한번만 해주는 것”이라며 생색을 냈다. 이씨는 “주거래 은행에서 이런 불쾌한 경험은 처음”이라고 황당해했다.

국민은행측은 “동전 교환기가 있는 지점에선 이런 불편이 없다”며 “아직 동전 교환기가 도입되지 않은 은행에선 고객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 정책과도 상반된다. 정부는 집에서 잠자는 동전 교환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 달간 ‘범국민 동전교환’ 캠페인을 했다.

이날 국민은행을 찾은 이모씨도 “집에서 잠자는 동전이 많다는 기사를 보고 일부러 시간을 내 은행을 방문한 것”이라며 “이렇게 푸대접을 받을 줄 알았으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국민은행 측은 “지점 두 곳당 한 대꼴로 동전 교환기가 있다”며 “현재 총 625대를 보유중”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은행의 전국 지점은 1100여곳이다. 하지만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이 보유한 동전교환기는 100여대 불과하다.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수수료는 높이겠다면서 정작 기본적인 서비스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다.

고객에게 동전을 4가지 종류로 분류할 것을 요청한 국민은행 봉천역 지점
국민은행 봉천역 지점은 고객이 없어 한가한데도 동전 교환을 고객에게 직접 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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