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NLL대화록'공개, 정쟁 도구 돼선 안돼

  • 등록 2013-06-25 오전 8:13:15

    수정 2013-06-25 오전 8:13:15

국가정보원이 어제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국회 정보위원 일부에게 전달하는 형식으로 전격 공개하면서 정국이 ‘시계(視界)제로’ 국면에 빠졌다. 새누리당은 회의록 공개가 더 이상의 혼란을 막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장이 일방적으로 문서를 공개한 것은 초법적인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국정원이 회의록 전문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하고 자의적인 판단으로 공개한 것은 분명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 특히 야권으로부터 대선 개입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누가봐도 떳떳치 못하다.

공개된 내용은 전문이 아닌 발췌록으로 발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NLL을 바꿔야 한다’ ‘평화경제 지도로 덮어야 한다’ ‘서해평화지역 반대하면 바보’라는 등의 노 전대통령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 논란을 증폭시킬 소지가 충분하다. 여야는 이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을 게 분명하다.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대화록 공개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그동안 대화록이 베일에 싸여진 상태에서 여야 공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했다. 하나의 진실을 놓고 두개의 주장이 맞서고 있으니 혼란스러운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한 국론 분열도 안타까웠던 게 사실이다. 정상간의 대화록 공개가 드문 일이고 이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겠지만 지금같은 논란을 되풀이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여야는 이를 더이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 새누리당은 이 사안을 국정원의 국정조사건과 연계해서는 안되고 민주당도 장외투쟁 대신 원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화록 공개의 가장 큰 부담은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체제와 지도자의 존엄성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북한이 대화록이 공개될 경우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남북대화에 등을 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현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나라와의 정상외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은 박근혜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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