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난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금은 검찰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의적절한 발언이다. 다만 절대 말로 그쳐서는 안된다.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새 검찰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김건희 여사,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야당발 ‘검찰청 폐지’ 논의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지게 됐다.
새 검찰총장에게 국민이 바라는 점은 다양하지만 그 핵심은 검찰에 대한 신뢰 회복에 있다. 먼저 정치적 중립성 유지는 검찰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추상적인 포부를 넘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검찰개혁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명확한 로드맵과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검찰의 결정과 행동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공개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도 노력을 쏟아야 한다. 스스로를 방어하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 검찰 내부의 비리를 근절하고 건전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새 검찰총장의 중요한 과제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하락은 일부 검찰 내부의 문제로부터 비롯된 측면도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찰이 진정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 그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새 검찰총장에게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으로서의 그의 성공은 곧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