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 시장에서 어린이 천국으로…‘키즈 플렉스’ 영천시장[전국시장자랑]

어린이 체험 행사 반응 좋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진행
2022년 미동 초등학교와 자매결연 맺으면서 본격 시행
키즈마켓데이 열면서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유도
  • 등록 2024-02-11 오전 9:45:18

    수정 2024-02-11 오전 9:45:18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조선시대에 형성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영천시장은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옥바라지 시장 역할을 했다. 독립투사들과 군사독재시대의 민주 인사들이 투옥되면서 자연스럽게 떡골목을 형성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역사와 궤를 함께 했던 영천시장은 현재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 시장으로 떠올랐다. 인근 학교, 어린이집과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시장으로 유도했다. 가족단위 고객들이 찾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 체험행사인 ‘키즈마켓데이 영천시장에서 놀자’와 ‘5월 동행축제 어린이 체험’을 진행해 성공한 결과다.

영천시장은 원래 가족단위 고객이나 어린이들의 방문이 많은 시장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어린이 손님들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엔데믹이 되었음에도 그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다.

상인들은 영천시장이 다시 어린이 손님으로 가득한 시장으로 변모하길 바랐다. 사업단이 상인들의 이런 바람을 적극 수용해 특성화사업 1년 차에 가장 반응이 좋았던 어린이 체험행사를 더욱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주변 학교와 어린이집에 공문을 발송하고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행히 2022년 미동초등학교와 손을 내밀어 자매결연을 맺게 됐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후기를 긍정적으로 본 금화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 새로이 자매결연을 희망해 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장에 어린이 손님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영천시장은 어린이 체험행사를 통해 ESG교육의 일환인 ‘머그컵 만들기’와 경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한 ‘온누리상품권으로 장보기’ 등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10회에 걸쳐 240명의 초등학생이 참여해 자연스럽게 시장과 친해졌다. 서울금화초등학교병설유치원 어린이들 90여명은 에코백 만들기 후 이를 장바구니 삼아 장을 보며 영천시장에서 생애 첫 플렉스를 즐기기도 했다.

영천시장을 찾았던 아이들이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시장을 재방문 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떡볶이, 꽈배기, 닭강정 등 분식 먹거리를 비롯해 시장의 매출이 20% 이상, 방문객 수는 15% 이상이 향상됐고 상인들도 어린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협조를 하게 됐다.

영천시장은 미동초등학교와 금화초등학교병설유치원 외에도 서울 소재 주변 학교, 어린이집과 추가적으로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종복 영천시장 상인회장은 “어린이 체험은 사업비 대비 효과가 좋다고 판단이 되어 추진했다. 어린이들이 전통시장에 대한 친근함을 느끼고 주말에 부모님과 재방문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키즈마켓데이(플리마켓, 공연 등)를 추가적으로 진행해 온 가족이 편리하고 즐겁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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