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부인상, 미셸 오바마를 롤 모델로 삼아야”

퍼스트레이디 역할론 제시…내조와 활동 경계 없어
대통령에 영향 가지 않게 제한적 활동 제시
金, 사업가 출신…사회활동시 이권 개입 주의해야
“새로운 영부인상 쉽지 않아” “사회봉사는 문제 없어”
  • 등록 2022-06-27 오전 7:10:27

    수정 2022-06-27 오전 7:10:27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퍼스트레이디 역할에 대해 전통적 내조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조와 적극적인 활동의 경계는 없다. 힐러리 클린턴이 되느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로라 부시)이 되느냐다. 저는 여기에 대한 답은 오바마 여사한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는 남편이 빛나는 순간에는 활동범위를 제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인 남편보다 더 주목받아선 안 된다는 철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미셸 오바마는) 자신의 활동은 남편의 퇴임 이후에 하겠다고 했다. 그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시대가 바뀌고 있는 만큼 김건희 여사도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것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지인 동행 등 최근 논란들을 잠재우기 위해선 김 여사를 보좌할 시스템을 갖추고 활동범위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소장은 “김 여사의 지원 조직을 공식적으로 갖추고 활동범위를 설정한 후 공개해버리면 각종 논란은 사그라질 것이다. 또 정교한 소통강화를 위해 김 여사를 대신할 노련한 대변인격 보좌진을 곁에 두고 발언과 자료 등을 조율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도 “김 여사의 발언 등은 관리가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의 삶이라는 게 24시간 공적인 행위이고 기록되는 행위인데, 이게 기록되지 않고, 관리받지 않으면 언제든지 소위 말하는 비선 얘기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 여사가 전직 대통령 부인을 예방한 행보가 사실상 조용한 내조는 끝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식 활동을 하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김 여사가 역대 대통령 부인들과 달리 사회활동 경험이 있다는 데 대해 주목했다. 분명 새로운 영부인상을 구축하는 데 기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교사로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달리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에서 일했던 점은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예컨대 공직이나 학교 선생님을 하면서 영부인 역할을 수행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없을 테지만 김 여사는 사업을 하셨던 분”이라며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영부인 상을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영리 목적을 취하는 부분만 제외한 채 대외활동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 중 국정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고(故) 이희호 여사를 생각하지 않나 싶다. 이 여사 경우 여성운동가로 여성정책 위주로 활동했다”며 “김 여사는 전시 기획과 연관성 높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일을 해왔기 때문에 기존 일을 하되 윤석열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영리 목적의 활동을 자제하는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다”며 “권력이 생기면 이권 개입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회 봉사나 사회 기여에 가까운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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