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전 세계 탈모치료제 시장이 2020년 약 8조원에서 연평균 8% 성장해 2028년 약 16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역시 2021년 약 8000만 달러에서 2028년 1억5000만 달러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탈모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MSD(머크) 프로페시아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GSK 아보다트다. 프로페시아는 남성형 탈모 세계 1위 치료제로, 1997년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남성형 탈모 경구용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아보다트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뒤 2009년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탈모 치료에 처방되고 있다. 약 1000억원 규모 국내 시장에서도 프로페시아가 지난해 412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미약품(128940), 보령제약(003850), 명문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도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제네릭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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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전문가들은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효과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 환자가 복용하면 대부분의 경우 효과가 있다.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90% 정도이고, 복용 전보다 호전되는 경우도 60~70% 정도”라며 “남성형 탈모는 치료하지 않으면 진행이 되기 때문에 진행을 멈추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탈모치료제 개발에 대한 니즈는 과거부터 높았지만, 불명확한 탈모 원인과 호르몬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치료제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며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국내 제약사들도 편의성과 효과를 높인 혁신 치료제들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릴리-화이자 선두...국내 기업은 글로벌 1상 진입
새로운 제형을 통해 편의성과 효과를 높인 혁신적인 탈모치료제 개발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릴리와 화이자다. 이들 기업은 면역과 염증을 조절하는 효소 JAK를 억제하는 JAK억제제를 활용해 탈모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릴리는 임상 3상을 통해 올루미언트 4mg을 1일 1회 복용한 그룹 35%에서 전체 두피 80% 부위에서 모발이 성장한 결과를 확보했다. 올루미언트는 올해 1분기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고,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올릭스(226950), JW중외제약(001060),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등이 여성들도 사용할 수 있고,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새로운 탈모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릭스는 저분자화합물 및 항체치료제를 잇는 제3세대 플랫폼 기술인 RNAi(RNA간섭) 기술로 탈모치료제 ‘OLX104C’를 개발 중이다. 탈모 생쥐 모델, 탈모 환자 생체 외(ex vivo) 세포에서 효력을 확인했고, 1회 투여 시 장기 효력 유지가 확인됐다. 2022년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세포 증식과 재생을 조절하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 분화 및 증진시키는 혁신신약 ‘JW0061’을 개발 중이다. 이 외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매일 복용하지 않고, 1개월 또는 최대 3개월에 한 번만 맞으면 되는 탈모 치료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각각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0~40대 젊은 층과 여성 탈모 환자와 급격하게 진행되는 인구노령화 등으로 탈모치료제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가 다양한 성분을 활용해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면, 국내 기업들은 임상 초기 단계이지만 새로운 기전을 통해 좀 더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