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캐시카우+임상과정 습득
제네릭은 개발기간이 개량신약보다 짧은 2~3년 안팎에 개발비용(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비용)도 국내기준으로 2억~3억원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오리지널 특허기간에는 약을 만들지 못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은 특허가 풀린 후 똑같은 다른 제네릭과의 과다경쟁 압력에 직면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2년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바이그라 특허가 만료되자 70여가지 복제약이 쏟아졌다. 과당경쟁은 영업전쟁을 불러 제약산업의 뿌리깊은 병폐인 리베이트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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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신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과 유나이티드 제약이다. 한미약품은 매출 1위 로수젯정(고지혈증 복합제)부터 아모잘탄(복합고혈압), 에소메졸(역류성식도염), 아모디핀정(고혈압)등 매출 4위 약이 모두 개량신약이다. 유나이티드제약 역시 실로스탄(항혈전제), 가스티인(위장관운동개선제), 클란자(소염진통제)등 매출 3위까지가 모두 개량신약이다.
해외도 주목하는 개량신약
개량신약에 주목하는 건 국내만이 아니다. 다국적 제약사 역시 2000년대 들어 연구개발비가 매년 급증하는데 반해 신약 승인 건수는 감소해 신약 생산성이 떨어지자 개량신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 글로벌 12개 대형 바이오제약 기업의 R&D 수익률은 2010년 10.1%에서 2017년 3.2%로 최저치로 하락했다.
개량신약의 효율성 때문에 오리지널 제약회사가 경쟁사의 개량신약을 역수입하기도 한다. 글로벌 제약사 화의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필름형(입에서 물없이 녹여 먹는 약) 상품인 ‘비아그라L’은 국내 제약사인 서울제약이 만든 ‘불티스’를 화이자가 수입해 판매하는 약이다. 지난해 5월 국내 건일제약은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복합제 ‘로수메가연질캡슐’을 1차 치료제 ‘오마코’ 개발사(이탈리아 S.p.A)에 역수출하기도 했다.
개량신약도 단점은 있다. 특허분쟁에 휘말려 손해배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초 대법원은 기존 약의 ‘염’(약효를 내도록 돕는 촉매제)을 변경해 특허를 회피하고 개량신약을 출시하는 전략에 제동을 걸었다. 염을 변경해 물질특허를 회피하는 것도 특허를 침해한 것이라고 본 것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는 개량신약 업체에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도 있다. VC 입장에서는 일종의 ‘중위험 중수익’ 모델인 개량신약이 마득치 않다는 지적이다. 바이오벤처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박영환 대표는 “통상 개량신약 시장규모는 1차 치료제를 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VC로부터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