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도 1250원까지 동반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어서 우리 외환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IMF “中 환율 조작 안 했다”…美와 상반된 평가
11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IMF는 지난 9일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은) 상당한 수준으로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된 경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위안화 가치는 전체적으로 중기적인 펀더멘털에 연동했고 바람직한 정책을 따르고 있다”며 “달러화와 견준 위안화 가치는 절하됐지만 전체적인 통화 흐름에 견주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IMF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충분하고 인민은행 역시 위안화 환율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IMF는 중국이 환율제도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까지의 중국의 통화 정책과 위안화 환율을 기반으로 작성한 것이어서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당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미국의 조치와는 거리가 있다.
미국의 대표적 석학인 제프리 삭스 콜럼비아 대학 교수는 “이번 IMF 보고서는 중국이 통화조작을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따른 임의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中, 추가 절하 ‘만지작’…원·달러 1250원 가능성도
중국은 이미 환율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금융당국자들은 헤이룽장성 이춘에서 회의를 열고 환율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 역시 “미·중 갈등이 정치나, 군사, 기술 분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쥔(朱雋) 인민은행 국제사 국장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미국 측의 중국에 대한) 더 많은 후속 조치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이 장기화하면 위안화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 자리에서 유용딩(余永定)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향후 예기치 못한 충격에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면서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서둘러 정책을 조정해서는 안된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인위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도 달러·위안 환율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전세계 외환시장 전체가 들썩일 수 있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위안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7.4위안까지는 오를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원·달러 환율도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도 “위안화 약세가 외자 유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달러당 7.4위안은 가능한 선”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