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다보스行..그룹 CEO들 미래 먹거리 찾아 세계 누빈다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 신규 먹거리 확보 나서
최 회장 등 다보스포럼 참석..신기술 동향 파악
장동현·박성욱 사장, CES서 사업협력 등 모색
문종훈 사장, 中 렌터카 사업과의 시너지 검토
  • 등록 2016-01-19 오전 6:00:00

    수정 2016-01-19 오전 11:13:07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초부터 유럽, 북미, 중국 등 3개 대륙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글로벌 현장경영을 통해 기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SK그룹 CEO들은 지난해 말 CEO세미나와 올해 초 신년회에서 일상적 수준의 변화와 혁신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패기를 앞세운 파괴적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6년 SK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 화두에 따라 SK그룹 최고 경영진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다. 올해는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006120) 부회장, 임형규 ICT위원장,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등도 함께한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가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인만큼 전문가들은 현재의 산업구조, 생산기술, 경영전략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 변화들이 다가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SK 경영진은 에너지·화학, ICT,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분야의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해당 분야의 여러 세션에도 참석해 기술동향을 파악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말 파리에서 폐막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이후 새롭게 전개될 신(新)기후체제에 맞춰 에너지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다보스포럼 기간 열리는 다양한 신에너지 세션에 참석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신기후체제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은 기업 차원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고,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에너지 신산업’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이번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SK가 친환경, 신에너지 분야에서 갖고 있는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경영진은 오는 21일 저녁 다보스 중심가에 위치한 슈바이처호프 호텔에서 전 세계 정계, 재계, 학계, 문화계 등 리더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한국의 밤(Korea Night)’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의 밤’은 SK그룹의 제안으로 전경련과 함께 지난 2009년에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이번 행사에서는 문화와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K-컬쳐’의 우수성 등 한국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SK 경영진은 북미와 중국 등 SK의 주요 글로벌 사업지역에서 현장경영을 펼쳤다. 장동현 SK텔레콤(017670)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000660) 사장 등 ICT 관계사 사장들은 지난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6 CES’에 참석했다.

장동현 사장은 이번 CES에 최진성 종합기술원장, 자회사인 아이리버(060570)의 박일환 대표 등 신사업과 신기술을 담당하는 경영진과 함께 참석했다. 장 사장은 글로벌 기업 CEO들을 만나 ICT분야에 관한 구체적인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통신회사에서 플랫폼 회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박성욱 사장의 CES 참관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ICT 기업들의 동향과 다가올 기술 트렌드 등을 미리 간파해야 고객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CES 참관 일정 동안 주요 고객사 등과 릴레이 미팅도 가졌다.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은 지난 17일부터 미국 뉴육에서 전세계 3만여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최대 소매유통 전시회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 2016’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서 사장은 지난 2014년 인수한 현지법인 숍킥(Shopkick)이 미국 시장에서 거둔 O2O(온·오프라인통합) 분야 사업실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주력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001740) 사장은 지난 11일 중국을 방문, 성장추세에 있는 중국 렌터카 사업과 국내 카 라이프(렌터카 및 자동차 정비 서비스 등) 분야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주문했다. 또한 글로벌 소싱 능력, 전략적 네트워킹 강화, 트레이딩 역량 극대화를 위해 해외 지사장과의 전략회의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다. 또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의 현안을 직접 챙기며 양국간 무역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나가기로 했다.

김준 SK에너지(096770) 사장은 오는 21~22일 아스팔트사업부의 중국 마케팅 조직 등을 방문해 현장 경영활동을 펼친다. SK에너지는 중국 아스팔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김 사장은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아스팔트 사업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하면서 마케팅 담당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올 초 취임한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다보스 포럼 직후인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중국 상하이 지사에 머물 예정이다. 지난 7~11일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상하이 출장이다. 연이은 중국 방문은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라는 SK의 성장전략을 현장에서 직접 챙기기 위한 것이다. 특히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세운 에틸렌 생산법인인 중한석화가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사례를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 11일부터 3주 일정으로 동남아 오일허브(Oil Hub)인 싱가포르의 현지법인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송 사장은 이란 경제제재 해제 여파로 국제 원유가격 하락세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유 도입 물량과 시점 등을 최적화(Optimization)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SK그룹 모든 경영진이 올 신년회에서 현장경영에 앞장 서겠다고 강조한 것은 글로벌 파트너링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글로벌 사업현장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면서 “앞으로도 SK그룹 경영진들의 현장경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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