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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성진이는 의지와 집념이 타고났다. 음악의 깊이는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피아니스트 조성진 스승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지영이는 처음 본 순간 내 정열을 바칠 만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듬직하고 끈기가 있다”(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스승인 김남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장), “한승이가 의사나 판·검사가 되길 바랐다. 성악이 좋다고 해서 지켜봐 줬을 뿐이다”(바리톤 유한승의 아버지 유병철).
‘음악가 집안 출신’도 아니다. 흔히 말하는 ‘금수저’도 없었다. 최근 주요 국제콩쿠르 우승자를 보면 한국에서 음악을 배운 토종 국내파 연주자가 많다. 국내 클래식계 대스승인 신수정(73) 서울대 교수와 김남윤(66) 한국예술영재교육원장, 또 영재를 길러 낸 부모들은 그저 조용히 응원해줬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클래식 영재는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와 헌신을 바탕으로 성장한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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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인 최초로 쇼팽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은 어린시절 피아노 경연대회마다 낙방했단다. 그런데도 피아노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부모는 그저 아들이 좋아하는 걸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허락했다고 했다.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니던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조성진은 이번 대회를 위해 50년이 넘은 ‘업라이트 피아노’(피아노줄을 수직으로 세운 보급형 피아노)를 빌려 파리 국제예술공동체 아파트에서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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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콩쿠르의 성과는 예술가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결코 목표나 목적이어선 안 된다”며 “재능 있는 학생에게는 기량을 가르치지만 그보다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는 끈기를 가르치려 한다. 한순간에 이룰 수 없는 거라 오랜 인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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