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기업 대표들은 조업중단 사태에 따른 애로사항을 북측에 전달하고 현지에 체류중인 우리측 직원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북측은 “현 정세에 대한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교착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입주 기업인들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남북 당국이 안정적인 개성공단 사업을 보장하지 않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고 공장 폐쇄로 이어지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개성공단에 직접 투자된 돈만 해도 1조원에 가깝다. 정부가 기반 시설 마련에 4000억원을 쏟아부었으며 123개 입주기업들도 5600억원을 썼다. 공장이 폐쇄되면 회수할 길이 막막해진다. 특히 공장의 기계는 일정기간 이상 돌아가지 않으면 고철이 될 것이다.
정부가 일부 보상해준다고 해도 기업들의 손해는 너무 크다. 무엇보다 애써 확보한 거래처를 경쟁업체에 빼앗기게 된다. 또 기업들이 3~4년간 북한 근로자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숙련 노동자로 키워 놓았는데 공장이 폐쇄되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도 뼈아프다.
북한은 신의를 저버린 개성공단 가동중단을 즉각 풀어야 한다. 정부도 입주 기업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실질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필요할 때마다 기업들에게 손을 내밀면서도 정작 문제가 생길 땐 뒷짐을 지고 있다면 누가 남북경협에 나서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