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결과 보고서를 베껴 내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드러나는 것도 그런 때문일 것이다. 관광지 위주로 둘러보면서 여흥을 즐기고 돌아왔는데 보고서에 무슨 내용을 제대로 담을 수 있을 텐가. 심지어 보고서 작성까지 여행사에 맡기고 그 수고비를 예산으로 지급한 사례도 적발됐다니 할 말을 잃는다. 지방의원이라는 최소한의 체면조차 내팽개친 처사다. 지방의원들의 잘못된 해외출장 행태는 이미 귀가 닳도록 전해진 바 있고, 그럴 때마다 특단의 개선책이 거론됐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은 채 폐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지방의회 운영을 철저히 손봐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명분으로 지방자치가 도입됐고, 지방의회가 각 기초단체의 발전을 위해 기여해 온 측면도 상당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상전으로 군림하려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방자치를 폐지해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원성까지 들려올 정도다. 이번 기회에 지방의원들 해외출장에 대해서는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도록 하고 과도한 지출에 대해서는 환수할 수 있도록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