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공사비에 멈춰선 현장…공동주택 이어 철도도 '삐걱'

[공사비 대책 실효성 논란]③
이촌르엘·장위자이레디언트 등 정비사업 중단 위기
1년여 공사중단 사태 방화6구역은 시공사 계약 해지
위신선·서부선 등 경전철 사업도 '공사비'에 난항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 내년도 우려"
  • 등록 2024-10-15 오전 5:00:20

    수정 2024-10-15 오전 5:00:2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건설업계를 시름케 한 공사비 급상승 흐름이 좀처럼 해소의 기미를 찾지 못하면서 전국 주요 재개발·재건축(정비) 사업 현장에 공사 중단 사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민간투자로 추진하는 위례신사선·서부선 도시철도(경전철) 사업마저 공사비 책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외벽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과 건설사의 호소문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이촌 르엘) 사업이 최근 공사비 증액을 놓고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조합 간 갈등을 빚으며 공사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이촌 현대아파트는 지난 2021년 4월 롯데건설과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 8월 착공, 현재 기초공사(공정률 10.5%)가 진행 중이었으나, 공사 기간 조정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 간의 갈등을 빚으며 현재 시공사가 공사 중단을 예고한 상황이다.

내년 5월 입주를 앞둔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장위자이레디언트)도 시공사인 GS건설과 조합 간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1층, 31개 동, 2840가구 규모 대단지로 ‘강북 최대어’로 주목을 받으며 2025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다만 올해 1월 GS건설은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고 장위4구역 조합과 협상단을 구성했지만, 6개월여 간의 협상을 진행하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며 공사 중단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강서구 방화뉴타운 6구역은 공사비 증액을 놓고 오랜 갈등을 빚어온 대표적 정비사업장으로 꼽힌다. 1년여 간 공사 중단 사태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29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 해지에 이른 마당이다.

주택정비사업뿐 아니라 경전철 사업도 공사비 급상승에 시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례신사선이 꼽힌다.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 경전철 노선인 위례신사선은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첫 운을 뗐지만 16년째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였던 GS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비 급상승에 따른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손을 뗀 이후 새 민간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다.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2호선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 역시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 컨소시엄에서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빠지기도 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현재 높은 수준의 공사비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민간 공동주택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 공사비 상승 요인이 상존한다”며 “환경기준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건설사에 오롯이 부담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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