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이렇다. 어머니와 자식 6명이 경기도에 7만여평의 땅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그 토지의 전체가액은 2012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약 250억원 상당이었다. 어머니가 30%의 지분을 보유해 약 75억원 상당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2012년 사망하자 자식 6명은 모두 재산을 상속받지 않겠다는 상속포기신청을 가정법원에 제출해 수리됐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여러 문제로 인해 소송에 걸려있고 그 땅의 지분을 가져도 복잡한 권리관계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상속포기를 한 것이다.
자식들이 상속을 포기하자 상속인을 찾기 위해 국세청은 법원을 통해 상속받을 사람에 대한 공고를 했다. 그러나 결국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서 어머니의 상속재산은 국가로 귀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갑자기 서초세무서는 자식들에게 상속세로 51억원을 부과했다. 원래 상속세 25억원에 가산세까지 포함해 총 51억원을 부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상속인들은 국세청을 통하지 않고 감사원에 상속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는 심사청구를 했다.
서초세무서가 과세 근거로 주장한 것은, 민법 제267조의 ‘토지를 다른 사람과 공유한 사람이 상속인 없이 사망하면 그 지분은 다른 공유자의 지분이 된다’라는 규정에 따라 자식들이 어머니의 지분을 가지게 됐으니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에 대해 상속을 포기했어도 민법 제267조에 의해 자식들이 어머니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상속세를 부과한 것이다.
상속세 부과처분이 있을 경우 이를 다투는 방법은 과세 전에는 당해 세무서에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과세 후에는 상급 과세관청에 대한 심사청구 및 이의신청, 조세심판원에 대한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이 사건처럼 감사원법에 따라 심사청구를 하는 방법이 있다. 감사원법 제43조의 규정에 따라 모든 국민은 행정기관 등의 위법 또는 부당한 행위에 의해 권리나 이익을 침해 받았을 때에는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행정심판절차는 행위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행위가 있는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감사원에 대한 감사청구는 국세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것으로 국세청의 과도한 납세를 다른 기관에서 주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금을 납부한 이후에도 잘못 부과된 것으로 판단한 경우에는 3년 이내에 과세관청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정심판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에는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정당한 결론이 나오더라도 수년이 걸린다. 이 과정이 납세자에게는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는 감사원이 무리한 과세를 한 국세청을 감사한다고 하는 것이다. 상속세의 경우에는 과세금액이 큰 경우가 많고, 법적으로 다툴 사안도 많아서 과세관청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재산을 받는 상속인들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법무법인 안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