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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늘고 임대차시장에서 전세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셰어하우스’라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다수가 한집에 살면서 주택 내 부엌과 화장실, 거실 등을 함께 쓰는 집을 말한다. 집주인은 높은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입자에겐 착한 월세, 집주인에겐 알짜 수입
예전엔 셰어하우스가 많지 않았고 인기도 별로 였다. 남들과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얼마 전 전국 만 19~34세 전·월세 세입자 사회초년생 525명 상대로 실시한 ‘사회초년생 주거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6.7%가 셰어하우스에 입주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청년 절반 가까이가 셰어하우스 입주를 희망하거나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셰어하우스에 거주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저렴한 비용(77.6%)을 꼽았다. 타인과 교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18.8%에 달했다.
서울 중구 장충동 빌라를 2억 3000만원에 매입해 7명이 사는 셰어하우스를 직접 운영하는 ‘팸하우스’의 경우 1인실·2인실·4인실에서 매월 195만원의 임대수익을 얻고 있다. 인테리어 비용 1800만원까지 감안해도 임대수익률은 12.8%에 달한다. 물론 이는 팸하우스에 지급하는 관리수수료 등 기타 부대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수익률이다. 남의 집을 빌려 다시 세놓은 이른바 ‘전대(轉貸)’ 형식일 경우 들어가는 초기 자본금이 적으므로 더욱 수익률이 높다. 다만 이 경우 집주인의 허락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방 3개 있어야 가능…역세권·대학가 중대형 평형 몸값↑
셰어하우스가 임대차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모델로 각광받으면서 확산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마포·성동·관악구와 부산 금정구 등 주요 대학가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선 서울 강남·서초구 등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직장인 수요도 끌어들이고 있다.
셰어하우스 시장이 뜨면서 대학가에 있는 중대형 아파트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 집에 여러 명이 생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방 3개 이상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인근에 있어 셰어하우스로 많이 활용되는 대현럭키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이달 4억 74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4억 3250만원)보다 4000만원 넘게(9.6%)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지역 중대형 아파트 상승률(3.2%)의 세 배에 달한다. 인근 이대공인 이문현 대표는 “30대 투자자들이 셰어하우스 운영을 목적으로 집 매매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 원장은 “셰어하우스는 부동산 가치 상승보다는 임대수익을 목표로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셰어하우스를 고려해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라면 공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어비앤비(Airbnb) 등 숙박 공유까지 고려해 주요 상권과 가까운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가 모여 사는 만큼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는 것 역시 필수다. 김호철 팸하우스 대표는 “셰어하우스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생활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입주자 간 분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명·도난·화재사고 등을 대비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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