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 딜레마①] 뮤직비디오, 찍자니…안 찍자니…

찍자니 비용만 수천만원
안 찍자니 홍보방법 없고
K팝 열풍의 중추지만
듣는 음악 외면·선정적 문제도
  • 등록 2014-09-05 오전 6:38:00

    수정 2014-09-05 오전 7:47:28

싸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스틸컷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고사성어 중에 계륵(鷄肋)이란 말이 있다. 풀이하면 닭의 갈비뼈다. 계륵이란 말은 이처럼 큰 쓸모는 없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것을 가리킬 때 쓰인다.

가수가 신곡을 발표할 때 함께 내놓는 뮤직비디오도 일종의 계륵 같다. 누구는 뮤직비디오 덕에 해외로 진출하고 글로벌한 인기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소수의 얘기다. 대부분의 가수는 그런 재미를 못 본다. 당장 비용이 걸린다. 한두 푼이 드는 게 아니다. 세트와 연출료에 따라 천차만별이라지만 뮤직비디오 한 편을 제작하는 데 통상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이 든다. 배(음악)보다 배꼽(뮤직비디오)이 클 때도 있다.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그렇다고 대중이 반드시 찾는 것도 아니다. 자극적인 내용이 많아진 배경이다.

그렇다고 가수 입장에선 뮤직비디오를 안 만들 수도 없다. 오늘날의 대중음악 판은 아이돌 중심으로 짜여 있다. 뮤직비디오는 그 안에서 ‘비’아이돌 음악의 몇 안 되는 홍보창구다. 최병민 탑클래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이돌그룹이 뮤직비디오 한 편 촬영하는 데 최소 2500만원 이상 든다. 작은 회사들 입장에선 부담이 크지만 홍보기회도 갖기 쉽지 않고 신곡의 콘셉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무대가 뮤직비디오라 제작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음악 중심의 K팝 열풍이 지속되는 동안 뮤직비디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듣는 음악보다 보는 음악을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 탓에 음악의 본질을 외면하고 뮤직비디오 같은 음악 외적인 요소들을 점점 더 중시한다”며 “뮤직비디오 제작편수도 급격히 늘었고 경쟁도 치열해졌고 선정성·폭력성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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