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한전, 환율·계절적 수혜…매출 高高 주가 好好

원화 강세·유연탄 하락 힘입어 원가절감·영업비용 감소
작년 4분기 1200억 순익 달성..외인 "사자" 주식 23% 보유
  • 등록 2014-05-22 오전 7:11:00

    수정 2014-05-22 오전 10:45:4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달러-원 환율이 1020원대로 곤두박질치는 환율하락(원화강세)세가 심상치 않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익성에 제동이 걸릴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국전력(015760)은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환율하락(원화강세)의 수혜주로 떠오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효과로 매출이 증가한 데다, 환율하락에 따른 연료 단가의 하락으로 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6년만에 흑자 전환… 시작은 이렇게

6년째 적자를 기록해 온 한전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액은 14조 20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4071억원으로 1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1월(4%)과 11월(5.4%)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밑지고 팔아온 전기요금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며 매출개선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환율하락으로 인한 연료 단가 하락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전 영업비용의 46%는 발전연료비, 22%는 구입전력비다. 이 두 가지 비용은 달러-원 환율과 유가 등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국제 유연탄 값이 하락한 데다 환율까지 내림세를 보이며 영업비용이 줄고 있는 셈이다.

한전의 고강도 자구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전은 2013년과 2014년 부장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하며 85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자회사인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경영권 유지수준의 51% 초과분을 매각하고, 전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한전산업개발, LG유플러스 보유지분의 조기 매각을 통해 23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1분기(1∼3월) 매출액은 14조 772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1%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 2271억원으로 같은기간 86.5% 상승했다. 고원근 한전 재무처장은 “동절기와 하절기 피크요금제에 포함되지 않는 2분기 실적이 전통적으로 제일 저조했지만, 올해부터 6월이 하절기요금대에 포함돼 2분기 실적이 조금 개선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화 흐름… 외국인 투자자들이 먼저 읽어

여기에 날씨 효과도 작용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기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30년 평균 기온(22~25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전력사용량은 100만㎾씩 늘기 때문에 무더위는 곧 한전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에는 원전시험성적서 위변조사건으로 ‘중요한 기저부하(base load) 전원’인 원전이 무더기로 멈춰서 전력난이 가중됐다. 올해는 수명연장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월성 1호기와 7월 계획예방정비가 예정된 월성 2호기, 고리 4호기를 제외하면 85% 정도의 원전이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전 가동률이 85% 수준을 유지할 경우 원전 발전량은 매년 10% 정도씩 증가하는 구조”라며 “원전 발전량이 5% 증가할 경우 전력구입비와 LNG발전 연료비가 1조원씩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한전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은 건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단기적인 투자보다는 중장기적 투자에 집중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전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한전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23%정도”라고 말했다.

삼성동 사옥부지 매각 등 관건

한국전력공사 사옥
전문가들은 한전의 변화가 이제 겨우 시작단계라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삼성동 사옥 매각작업이 곧 시작되는 데다 신월성2호기와 신고리3·4호기가 올해와 내년에 투입되면 충분한 기저전원을 확보하게 돼 매출구조가 보다 건실해질 적이라는 전망이다.

한전 부지(7만 9342㎡)는 4년 전인 2010년 감정 장부가가 2조 73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에서 개발 가능한 마지막 부지로 지목하며 현 시세를 3조원 대로 예측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팀장은 “현재는 3종 주거용지지만, 상업 지역화 된 이후의 가격은 3.3㎡당 1억 5000만원 이상을 호가할 것”이라며 “전체 부지를 보면 3조 6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오는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김에 따라 삼성동 사옥은 내년 11월까지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지금 당장 호재로 작용하긴 어렵지만, 잠재된 호재기 때문에 내재가치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민석 연구원은 “한전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57조 7129억원으로 예상된다”며 “3.2% 이상의 배당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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