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 선거 직전 실시됐던 일부 여론조사결과와 대동소이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4~6일 실시한 조사(전국1508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5%P 응답률2.6%)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긍정 평가 37.7%, 부정 평가는 59.8%로 나타났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와 2~4%포인트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는 등 유사하다.
만약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지금 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더라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지지율이 부정 평가보다 훨씬 더 낮은데다 각종 이념 전쟁으로 유권자의 분노를 유발시킨 것이 결정적 패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뜬금없이 등장한 ‘역사 이념 전쟁’이 치명적이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이전 논란으로 정치권이 쑥대밭 되는 상황은 중도층, 무당층, MZ세대 유권자들이 분노하기에 충분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파장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직전 구청장이지만 대법원 선고로 중도하차했던 김태우 후보자를 오기 공천한 대통령의 선택에 대한 불만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갤럽의 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는 국민의힘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궐 선거 결과를 자신들의 승리로 치부한다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큰 코 다칠 일이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는 ‘(국민 여론) 전광판을 잘 보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을 향한 옐로우 카드다.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자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이는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의 결과였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한다. 6개월도 채 남지 않는 총선은 아직 예단할 수 없다. 여야 모두 민심이 천심이라는 점을 각성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시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