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13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50대 입주민이 도끼로 경비실 창문과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지켜본 경비원 A씨는 “관리사무소가 폐가구를 3~4주 방치하는 등 일을 제대로 안 한다는 게 (난동) 이유”라고 말했다.
| 13일 새벽 3시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도끼 난동을 부리며 재활용장에서 끄집어낸 폐가구들(사진=TV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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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뉴스1에 따르면, 새벽 3시 도끼를 들고와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목격한 A씨는 “이곳 아파트 단지에 1만5000여명이 사는데 그런 분이 없을까요. 갑질이 엄청나게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50대 입주민 B씨는 평소 쓰레기 문제 때문에 감정이 안 좋았던 때 아파트 재활용장에 있던 가구를 끌어내 도끼로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 30분 이상 난동을 부리던 B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도끼를 순순히 넘겼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 같은 엽기적 난동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50대 아파트 주민 전모씨는 “집에 도끼가 있는 것부터 황당하다”며 “재활용장에 쌓인 쓰레기를 안 치워 기분이 나빴다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60대 주민 김모씨도 쓰레기 문제는 한 번도 없었다며 “(폐가구를) 내놓은 사람이 잘못한 것인데 왜 업무 관련성도 없는 경비원에게 난동을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입주민이 도끼로 내려쳐 깨진 경비실 유리창(사진=TV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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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가 난동을 부리며 깬 유리창은 역대급 한파 와중에도 아직 복구되지 못한 상태였다. 바람을 막기 위해 청테이프로 얼기설기 붙인 비닐에는 하얀 눈송이가 부딪히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60대 경비원 김모씨는 낙엽을 쓸어담으며 “예전처럼 ‘내 돈으로 먹고 살면서’라고 폭언하는 주민은 많이 줄었다”면서도 “줄었다는 것이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비원 멸시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선 지난해 개정된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인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