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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업과 가계가 예상하는 경기전망은 한겨울이다. 금싸라기 땅이 경매 물건으로 나오고 할인쿠폰 없이는 외식을 꺼리는 등 투자자산을 정리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악 취업난으로 인한 위기감에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이 겹친 탓이다.
경제는 심리다.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들부터 제거해야 한다. 나랏돈을 쏟아붓는 경기 부양은 그 다음이다.
7일 한국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해 경기를 바라보는 가계·기업의 심리지수는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작년 12월 97.2로 3개월 연속 100를 밑돌았다. 5월 108을 기록한 이래 7개월째 하향추세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절 수준으로 추락했다. 작년 12월 전(全) 산업 B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72다. 2016년 10월(71)이후 최저치다.
CCSI, SBHI, BSI 모두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가계와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비관론자 비중이 크다.
의도는 선하지만 경제를 옥죄는 친노동정책들이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동시에 냉각시키면서 성장잠재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장”이라며 “그만큼 기업가들이 경제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혁신과 함께 재정확충을 통한 정부의 확고한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