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부정책 실행을 위한 국회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애로를 겪어온 만큼, 집권 2년차엔 야당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野 “캠코더ㆍ유시민 인사”… ‘인사난맥’ 피하지 못한 1년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두고 야당은 ‘캠코더’(캠프ㆍ코드ㆍ더불어민주당 출신), ‘유시민’(유명대학ㆍ시민단체 출신ㆍ민주당 보은인사) 등으로 명명하며 비판을 지속해왔다. 정치권 밖에서도 문 대통령이 탕평인사를 펴진 못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개혁성이 강한 진보 진영 인사들 위주로 중용했지만, 문재인 정권 1년 동안 고위공직자 후보자 8명이 낙마했다. 조각 단계에서만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고, 차관급인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후보자 등은 자진사퇴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정권이 들어서면서 인사검증 기준과 시스템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탓이란 게 청와대의 항변이었지만, 야당에선 ‘내로남불’ 비판이 거셌다.
그럼에도 지난 4월 김기식 전 금융감독위원장의 낙마 사태가 또 벌어졌다. 김 전 원장의 개혁성을 높이 샀을 뿐, 청문회 대상이 아닌 그에게 상대적으로 부실 검증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전 위원장의 정치자금 사용, 피감기관 지원의 외유성 해외출장 등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김 전 원장 ‘엄호’에 힘을 쏟았고, 일부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들 조사까지 벌여 야당의 반발을 샀다. 인사검증의 책임이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문 대통령의 별도 유감 표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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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수야당은 문 대통령을 향해 ‘국회 패싱’ ‘야당 패싱’을 주장하며 날을 세워왔다.
올 1월 조국 수석이 직접 나서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했을 당시, 자유한국당 등은 국회 사법개혁특위 논의를 무시하고 개혁방안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반발했다. 3월 청와대가 자체적인 개헌안을 발의하자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야당은 국회 헌법개정특위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을 쏟았다. 야당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 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만 초청한 데 대해서도 뿔난 반응을 냈다.
문 대통령이 야당에 손 내밀지 않은 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19일, 7월19일, 9월27일, 올해 3월7일에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 혹은 만찬 회동을 가졌다. 9월 만찬 회동에 불참했던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특별히 지난달 13일 청와대에서 단독회동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만날 때마다 ‘협치 제도화’ 기대가 높았고, 지난해 9월 회동 뒤엔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도 냈다. 하지만 ‘진정한 협치’를 구현하기 위해선 문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야당을 포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옹했듯, 야당 지도자들에게도 그러한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한다”며 “때로는 ‘드루킹 특검 등 야당의 요구사항도 들어주면서 더 자주, 더 깊게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