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서울시가 정규직 비중, 임금수준, 근무환경, 기업의 성장가능성 등 일자리의 질을 꼼꼼히 따져 청년들이 일하기 좋은 ‘서울형 강소기업’ 174개를 올해 새로 선정했다. 지난해 선정된 127개를 포함해 서울형 강소기업은 모두 301개가 됐다. IT·로봇·바이오 등 우수 업체 5곳을 이데일리가 직접 찾아 조명해 본다.[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수 천년의 경험이 축적된 한방은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뉴메드가 앞장서서 한방의 과학화는 물론 상용화에도 앞장서겠습니다.”
뉴메드는 2003년 김호철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가 한방 약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설립했다. 김 교수는 “동의보감을 비롯해 많은 전통 의서에 나온 처방법·약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유효성분을 밝히고 이를 제품화하는 게 회사의 목표”라며 “제품화에는 건기식 원료를 비롯해 약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뉴메드의 연구고문을 맡고 있다.
◇한방 과학화 위한 독자적 연구 플랫폼 구축
이 회사는 ‘아이-메드(I-MED)’라는 독자적인 연구 플랫폼이 있다. 각각 해석(Interpretation), 시료(Material), 추출(Extract), 데이터베이스(Database)를 뜻하는 말로 전통 의학서적에 기술된 수십만의 처방법과 천연물에 대한 연구논문을 분석하고, 국내외를 직접 돌아다니며 수집한 각 약재의 실물 표본과 유효성분 추출물 1000여개를 보관하고 있다. 또 약재가 최적의 효과를 내는 추출방법을 개발해 표준화하고, 과학적인 실험기법을 통해 각 약재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 뉴메드가 확보하고 있는 천연물 샘플. 수집일시 및 장소, GPS 위치 등이 함께 적혀 있다.(사진=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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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메드는 전체 인력 25명 중 15명이 연구인력이다. 한의학, 한약학, 약학, 식품공학 등 연구원들의 전공도 다양하다. 매년 약 12억~13억원을 R&D에 투자한다. 천연물 기반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2015년 12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5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지만 R&D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연구소에는 수억원에 달하는 미세단층촬영기를 비롯해 각종 실험장비와 동물시험을 위한 사육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20여 건의 국내외 특허도 확보하고 있다. 이런 R&D 집중 전략 덕에 뉴메드는 지난해 벤처활성화 유공포상 중소기업청장 표창을 비롯해 올해에는 중소기업대상,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상, 서울시 우수기업 브랜드 하이서울 브랜드 선정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 1000여 종에 달하는 천연물에서 추출한 유효물질 샘플. 뉴메드 경쟁력의 원천이다.(사진=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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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메드는 B2C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회사 자체를 잘 모른다. 하지만 국내 건강기능식품이나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천연 약재를 제대로 연구하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것이 바로 헛개나무열매 추출물이다. ‘간에 좋다’ 정도만 알려져 있던 헛개나무열매 추출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간 손상을 막는 최적의 추출법을 개발했다. 한국야쿠르트가 간 건강용 유산균제품으로 개발한 ‘쿠퍼스’의 주요 원료가 바로 뉴메드가 개발한 헛개나무열매 추출물이다. 이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키성장 개별인정을 받은 건강기능식품 원료인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도 여러 제약사와 건기식 업체가 도입해 제품화했다.
◇뇌졸중치료제·저신장치료제 개발 중
현재의 뉴메드는 천연물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에 불과하지만 미래의 뉴메드는 천연물 기반 제약사를 꿈꾼다. 김호철 교수는 “국내 8개 대학병원에서 진행 중인 뇌졸중 발생 후 운동기능 회복을 촉진하는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이 내년에 완료되는 것을 비롯해 급성허혈성 뇌졸중 치료용 주사제, 영양부족으로 인한 저성장 치료용 성장촉진제, 위점액 촉진제 등 다양한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외에 그동안 구축한 천연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앞으로 개발할 치료제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인지도 높이기 위해 ‘우리 제품 썼다’ 계약서 명문화
이 회사의 연봉은 식품 대기업의 90% 수준이다. 또 25명 모든 직원이 정직원이다. 이외에 자기계발비, 식비 등 연간 300만원 정도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는 연봉에 해당하지 않는 별도의 지원금이다. 입사한 직원은 퇴사를 생각하지 않지만 낮은 인지도 탓에 우수한 인력을 뽑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 회사는 회사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원료납품계약을 할 때 계약서 항목에 ‘뉴메드에서 개발한 원료로 만들었다’는 내용과 회사 로고를 제품에 표기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강희원 대표는 “임금과 복지정책, 기술력은 기술제휴를 위해 찾아오는 건기식 업체나 제약사들이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고 대부분의 건기식 업체와 달리 마케팅, 판매 보다는 원료 연구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알찬 회사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