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미소짓는 '수지'… 용인 부동산시장 '두근두근'

아파트값 1년새 6% 급등
매매 나선 세입자들 늘고
신분당선 연장 개통 호재
미분양도 1000가구 급감
건설사 잇따라 분양 나서
  • 등록 2015-06-26 오전 5:30:00

    수정 2015-06-26 오전 5:30:00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은 지난 2007년 8월 삼성물산(000830)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아파트. 당시 3.3㎡당 평균 1726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2006년 ‘버블세븐’(집값에 거품이 낀 7개 지역)에 꼽혔던 용인의 상징과도 같은 단지다.

2010년 입주 이후 속절없이 내리던 이 아파트값이 요즘 반등하고 있다. 1단지 전용면적 125㎡형의 현재 매매 시세는 7억 5000만원으로 1년 새 2500만원 올랐다. 2단지 전용 85㎡형의 경우 시세가 6억 500만~6억 1000만원에 형성돼 분양가(발코니 확장비 제외 5억 667만~5억 4275만원)를 오히려 크게 웃돌고 있다.

이 동네 행복한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자 전세 살던 세입자들이 속속 집을 사면서 전용 85㎡대는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5000만원 정도 뛰었다”며 “중대형 아파트도 급매물이 팔려나가고 가격도 오름세다”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빠졌던 용인 수지 일대 부동산시장이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졌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일대 부동산시장이 요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수지구 풍덕천동에서 문을 연 ‘e편한세상 수지’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값은 1년 전보다 6.34% 올랐다. 서울·수도권에서 광명시(8.33%)와 안산시 상록구(7.21%)에 이어 집값이 가장 많이 뛴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용인 수지는 그동안 집값이 많이 내려간 상황에서 최근 서울 동남권과 판교·분당신도시 등에서 전세 사는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회복하고 있다”며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및 롯데몰 개발 등 호재가 많은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풍덕천동 ‘수지 신정마을 9단지’ 전용 59㎡형은 작년 말까지 3억원이던 아파트값이 최근 3억 4500만원으로 6개월 새 4500만원 상승했다. 중대형 아파트도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성복동에서 2010년 입주한 ‘성복 자이 1차’ 전용 84㎡형의 매매 시세는 5억 4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4억 9000만원에서 5000만원 올랐다. 이 지역 ‘성동마을수지 자이’ 전용 124㎡형은 대형 아파트인데도 같은 기간 매매가격이 5억원에서 5억 5500만원으로 5500만원 가량 뜀박질을 했다.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용인시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3271가구로 1년 전(4216가구)보다 1000가구 가까이 줄었다. 현재 남은 것은 전용면적 85㎡가 넘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2721가구)가 대부분이다.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 올해 3월 풍덕천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수지’ 아파트는 1092가구 공급에 9062명이 청약 접수해 평균 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풍덕천동 J 공인 관계자는 “오는 10월 입주하는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전용 84㎡형 분양권에 5000만~8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있다”며 “중소형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e편한세상 수지’도 전매 제한이 풀리면 웃돈이 꽤 형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그동안 용인에서 분양을 꺼렸던 건설사들도 속속 새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다음 달 포스코건설이 수지구 동천동에서 분양하는 ‘동천 더샵 파크사이드’(330가구)를 시작으로 대림산업(000210)이 10월 처인구 남사면에서 6800가구 규모의 브랜드 타운을 공급하는 등 연내 13개 단지, 1만 3515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용인 수지는 교통 여건 등이 크게 좋아지고 현재 집값도 인근 광교신도시 등보다 많이 저렴해서 당분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중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파트를 갈아타는 실수요자들이라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시 수지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자료=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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