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귀뚜라미, 목재펠릿보일러 목매는 이유

  • 등록 2015-05-15 오전 4:00:00

    수정 2015-05-15 오전 9:12:48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목재펠릿보일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인 귀뚜라미는 2018년 5월까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거나 유통망을 늘리지 못하게 됐다.

귀뚜라미는 “당초 논의할 때 시장점유율 조건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목재펠릿보일러사업자는 귀뚜라미, 넥스트에너지, 규원테크 등 3곳 정도로 귀뚜라미가 빠질 경우 2개의 과점사업자 체제가 유지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동나비엔은 중소기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7월 목재펠릿보일러 시장에서 자진 철수한 바 있다. 목재펠릿보일러는 산림청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친환경 보일러로 1대당 가격이 300만~400만원수준이다. 현재 시장규모는 100억원 남짓으로 추산된다.

귀뚜라미의 목재펠릿보일러 매출은 40억원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2864억원(개별기준)의 1.4%수준에 불과하다. 매출비중을 따지자면 극히 미미한 목재펠릿보일러에 귀뚜라미가 이토록 목매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귀뚜라미의 수출 부진을 주요 이유로 들고 있다. 지난해 귀뚜라미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해외수출 비중은 해당부서에서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에 대부분의 매출을 의존하는 상황에 100억원 규모의 목재펠릿보일러시장도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로는 규원테크와의 감정의 골이 꼽힌다. 귀뚜라미에서 20년이상 일한 김규원 대표가 지방에 목재펠릿보일러 업체인 규원테크를 설립, 영업을 시작하자 귀뚜라미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대법원마저 규원테크의 손을 들어주며 귀뚜라미는 모두 패소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보일러업계에서는 귀뚜라미의 이같은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연탄보일러에서 기름보일러로 전환될 당시 대기업들의 보일러사업 제한으로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등이 시장을 독식하며 급성장할 수 있었다”며 “100억원 규모의 목재펠릿보일러도 중소기업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귀뚜라미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세계 최초, 국내 1위’ 등 부당광고로 인해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한국 보일러업계 1위는 국가대표 보일러 경동나비엔(009450)이다.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해외매출은 1500억원을 웃돌며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1위 타이틀’에 집착하는 귀뚜라미도 성장이 제한된 내수시장보다 품질 향상과 해외 판로 개척으로 수출 확대에 힘쓰는 게 진정한 보일러업계 1등에 올라서는 지름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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