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국장은 9일 “출퇴근에 들어가는 차비를 계산해보니 100만원에 육박했다”며 “출퇴근하는데 쓰는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평일엔 방을 구해 세종시에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청사 가까운 곳에 미리 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국장이 통근버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때의 차비를 계산해보면 △서울역↔오송역 고속철도(KTX) 왕복요금 3만 7000원 △집↔서울역 왕복 지하철요금 2300원 △오송역↔정부세종청사 왕복 버스요금 2300원 등 출퇴근 비용으로 지금보다 4만원 가량을 더 써야 했다. 한 달(20일)이면 80만~90만원 수준으로 부담이 적지 않다.
그나마 가격이 절반 수준인 고속버스는 출근 시간인 오전 6시~7시30분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차량이 4대에 불과하다. 또 이동하는 데만 1시간30분~2시간 가량 걸린다. 왕복할 경우 출퇴근에만 서너 시간을 써야 한단 얘기다.
이 때문에 세종시 거주 문제를 두고 공무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녀 학교 문제로 출퇴근하고 있는 국장급 공무원들이 특히 그렇다. 올 하반기 통근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것은 정부의 관련 예산이 부족해서다. 올해 예산은 98억 6300만원으로 지난해의 70% 수준이다. 지난해엔 예비비 등 추가예산을 편성해 운영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힘들다는 게 국회와 기획재정부의 입장이다.
통근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출퇴근 대란이 예상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대 33개 지역에서 운행되는 통근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914명에 달한다. 약 1만 3000명인 세종시 36개 기관 종사자의 15% 수준이다.
김모 국장은 “퇴근시간엔 그나마 유동인구가 분산되겠지만 출근시간대는 KTX나 고속버스는 서울 시내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방불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모 사무관은 “아직 버스나 마을버스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택시도 부족해 걱정”이라면서 “차량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적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됨에 따라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행정자치부가 통근버스 운행을 연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아직 남아 있다.
한편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평일에는 아예 세종시에 머무르려는 공무원들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원룸에 대한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통근버스가 중단된다는 소식에 7월 이후에 월세가 오르거나 원하는 곳에 방을 구하지 못할까봐 미리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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