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벼룩시장’ 같기도 하고, ‘맘카페’ 같기도 하다. 동네생활 얘기를 나누고, 모임을 만들고, 부탁과 질문을 하기도 하는 곳. ‘당근마켓’이다. 8월28일부로 브랜드명에서 ‘마켓’을 떼어내고 ‘당근’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 플랫폼은 중고거래의 명소에서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진화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올해 8월 누적 가입자수가 3500만명으로,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이용 중이다. “당근이세요?”라는 표현이 생길 만큼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표주자가 됐지만 ‘마켓’을 떼내는 변화를 택한 건 지향성을 선명히 하기 위해서다. ‘당신의 근처’라는 모토에 더 집중하고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장하겠단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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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랑방이 사라지고 이웃간 교류가 끊긴 시대에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이웃의 온기’를 전하겠단 당근의 목표와 전략은 들어맞고 있다. 덕분에 당근의 기업가치는 3조원이 넘는 걸로 추산되며,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근의 진화가 성공하려면 ‘적자의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당근의 영업손실은 2019년 72억원에서 2020년 134억원, 2021년 352억원, 2022년 565억원으로 계속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에서 다른 중고거래 앱들과 달리 ‘안전거래 수수료’ 등을 받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당근은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지역광고 사업 등을 이번 리브랜딩 후에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근 관계자는 “ 당근의 지역 광고는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역 광고 시장은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으로 세분화돼 있었고, 지역 광고를 온라인으로 옮겨왔을 때의 시장의 규모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읍·면·동 단위, 가게 반경 300m 걸어서 5분 거리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할 수 있는 플랫폼은 당근이 최초”라며 “광고 외에도 비즈니스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