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떡집 알바할 분?”…식당광고에 알바까지, ‘당근’의 변신

‘3500만 이용자’ 당근마켓, 당근으로 새출발
중고거래 앱 강자, 지역밀착형 서비스로 확장·진화
“기업가치 3조 이상”…적자난 해결 숙제
“지역광고 가능성 무궁해…비즈니스 다각화할 것”
  • 등록 2023-09-29 오전 8:10:37

    수정 2023-09-29 오전 8:10:37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추석 연휴, 떡집 단기 알바 구해요. 시급 1만2000원 드릴게요.”, “00동에 돌아다니는 강아지 주인 아는 분 있나요? 골목 교차로에 차랑 오토바이가 왔다갔다하는데 다칠까봐 겁나요.”

언뜻 보면 ‘벼룩시장’ 같기도 하고, ‘맘카페’ 같기도 하다. 동네생활 얘기를 나누고, 모임을 만들고, 부탁과 질문을 하기도 하는 곳. ‘당근마켓’이다. 8월28일부로 브랜드명에서 ‘마켓’을 떼어내고 ‘당근’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 플랫폼은 중고거래의 명소에서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진화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올해 8월 누적 가입자수가 3500만명으로,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이용 중이다. “당근이세요?”라는 표현이 생길 만큼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표주자가 됐지만 ‘마켓’을 떼내는 변화를 택한 건 지향성을 선명히 하기 위해서다. ‘당신의 근처’라는 모토에 더 집중하고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장하겠단 취지다.

‘당근’ 기업 소개 이미지(당근 제공)
실제로 당근의 서비스는 계속 늘고 있다. 중점을 뒀던 중고거래는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계속 이어가고, 동시에 아르바이트와 과외·클래스 구하기, 중고차와 부동산 직거래 등 서비스를 계속 더하는 중이다. 이용자끼리 맛집을 공유하고, 취미 모임을 만들고, 병·의원 등 동네에 필요한 정보를 묻고 답하는 기능도 생겼다. 경찰은 실종자 정보를, 지자체는 행사·지원프로그램을 공유하기도 한다.

특히 당근에선 기존에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를 해야 했던 동네 식당, 헬스장, 미용실 등도 광고를 할 수 있다. 철저히 지역 기반으로, 압도적인 수의 이용자를 보유한 덕분에 가능한 기능이다. ‘당근 광고’를 이용하는 동네 점포는 최근 80만곳을 넘어섰다.

동네 사랑방이 사라지고 이웃간 교류가 끊긴 시대에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이웃의 온기’를 전하겠단 당근의 목표와 전략은 들어맞고 있다. 덕분에 당근의 기업가치는 3조원이 넘는 걸로 추산되며,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외 영토도 확장 중이다. 당근은 2019년 영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미국, 일본 등 4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북미 시장에 주력해 올해 6월엔 북미사업을 주도하는 캐나다 법인에 현지 CEO를 임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근의 진화가 성공하려면 ‘적자의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당근의 영업손실은 2019년 72억원에서 2020년 134억원, 2021년 352억원, 2022년 565억원으로 계속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에서 다른 중고거래 앱들과 달리 ‘안전거래 수수료’ 등을 받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당근은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지역광고 사업 등을 이번 리브랜딩 후에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근 관계자는 “ 당근의 지역 광고는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역 광고 시장은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으로 세분화돼 있었고, 지역 광고를 온라인으로 옮겨왔을 때의 시장의 규모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읍·면·동 단위, 가게 반경 300m 걸어서 5분 거리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할 수 있는 플랫폼은 당근이 최초”라며 “광고 외에도 비즈니스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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