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에 울고 있다”는 기업인의 절규 들리는가

  • 등록 2019-11-21 오전 5:00:00

    수정 2019-11-21 오전 5:00:00

기업인들이 규제개혁에 팔짱 끼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그제 산업발전 포럼에서 “기업인들이 규제에 울고 있다”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련을 겪는 중”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도 다른 포럼에서 “선진국은 규제비용 총량제를 도입하는 등 규제를 없애기 위해 경쟁하는데 우리는 옥상옥 규제를 만드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규제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쓴소리다.

기업인들이 이례적으로 규제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정부가 말로는 규제개혁을 강조해 왔으나 실제 피부에 와 닿는 것은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 경제부총리, 관계부처 장관들이 때마다 규제 혁파를 약속했어도 현장에서는 달라진 것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되레 역주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유경제와 원격의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로봇 등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분야가 규제 사슬에 묶여 줄줄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정치권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20대 국회는 지난 3년 반 동안 하루 3건씩의 규제 법안을 발의해 이 중 1건을 통과시켰다. 규제를 하루에 1개씩 만들어낸 셈이다. ‘규제의 전당’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하다. 반면 이해집단의 눈치를 살피느라 개혁입법에는 거의 무신경이다. 탄력근로제 확대 등 주52시간제 보완입법, ‘개망신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이 감감소식인 이유다. 오죽하면 “표만 생각하는 정치 집단은 없어져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겠는가.

우리 경제는 지금 위기 상태다. 추락하는 경제를 되살리려면 정부의 재정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민간분야의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 기업을 옥죄는 과잉 규제를 하루빨리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혁신 신산업 육성에 경제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새로운 규제 1건당 기존 규제 2~3건을 폐지하는 미국과 영국의 규제비용 총량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도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손질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