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성적표가 나온 주류업체들은 아쉽지만 실적 부진을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여름 주류시장을 휩쓸었던 과즙소주 효과가 사라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과즙소주는 지난해 침체에 빠진 주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효자노릇을 했지만 1년만에 인기가 물거품처럼 사그라졌다.
올 3분기 주류업계 실적은 반 토막이 났다.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4% 감소했다. 롯데주류는 같은 기간 89.7% 줄어든 22억원으로 집계돼 겨우 적자를 면했다. 자연히 내년을 준비하는 주류업계 낯빛은 어둡기만 하다. 과즙소주 열풍이 이미 꺼진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김영란법 등 주류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20세 이상 성인남녀 3004명을 대상으로 올해 송년회 계획 여부를 조사한 결과 ‘송년회를 계획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불과 53.6%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5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 ‘송년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도 20.8%에 달했다.
김영란법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외식업 운영자 68.5%가 ‘법 시행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김영란법 저촉 대상이 아닌 3만원 미만 식당 65%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광고 마케팅과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그만큼 수익은 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과는 아직까지 기대만큼 좋지 않으니 당연히 내년이 걱정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