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술잔 대신 촛불'···내년이 더 두려운 주류업계

  • 등록 2016-12-01 오전 5:45:00

    수정 2016-12-01 오전 5:45:00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내년을 생각하면 요즘엔 잠도 안 온다. 올해 실적 부진은 ‘사그라진 과즙소주 인기 탓’이라는 핑계라도 있지만, 내년에는 그런 핑계도 못 댄다.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아 걱정인데 최순실 게이트에 김영란법까지 주류업계 내년 전망은 최악이다”

올해 3분기 성적표가 나온 주류업체들은 아쉽지만 실적 부진을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여름 주류시장을 휩쓸었던 과즙소주 효과가 사라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과즙소주는 지난해 침체에 빠진 주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효자노릇을 했지만 1년만에 인기가 물거품처럼 사그라졌다.

올 3분기 주류업계 실적은 반 토막이 났다.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4% 감소했다. 롯데주류는 같은 기간 89.7% 줄어든 22억원으로 집계돼 겨우 적자를 면했다. 자연히 내년을 준비하는 주류업계 낯빛은 어둡기만 하다. 과즙소주 열풍이 이미 꺼진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김영란법 등 주류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가장 큰 문제다. 주류업계에서는 대목으로 여겨지는 연말마저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사람들이 연말 모임에서 술잔을 드는 대신 촛불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 소비심리 전망마저 좋지 않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20세 이상 성인남녀 3004명을 대상으로 올해 송년회 계획 여부를 조사한 결과 ‘송년회를 계획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불과 53.6%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5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 ‘송년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도 20.8%에 달했다.

김영란법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외식업 운영자 68.5%가 ‘법 시행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김영란법 저촉 대상이 아닌 3만원 미만 식당 65%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주류업계는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주류업체들은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홈술족’을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페트병에 넣어 용량을 늘린 과즙소주부터 도수를 한자릿수로 낮추고 탄산을 넣은 저도탄산주, 그리고 과즙을 첨가한 맥주까지 다양한 주종을 선보였다. 그러나 업소용 시장이 주류인 상황에서 가정용 주류제품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광고 마케팅과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그만큼 수익은 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과는 아직까지 기대만큼 좋지 않으니 당연히 내년이 걱정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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