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세계 정상급 연주자라도 ‘스무살 한국남자’라면 갈림길에 선다. 군대 때문이다.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아라면 군대는 권리이자 의무. 그러나 피아노·바이올린·첼로·성악 등 클래식 전공의 특성상 군대에 가게 될 경우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해법은 주요 국제콩쿠르 입상이다. 특히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성적 순으로 2명 이내에 해당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추천과 병무청 심사를 거쳐 예술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예술 특기 소지자의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해 해당 분야에서 군 복무를 하게 하는 제도다.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경우 2009년 일본 하마마쓰피아노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이후 2013년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복무 중이다.
예술요원은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서 병역을 면제받은 것과 유사하다. 1년 이내에 4주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이 기간을 포함해 2년10개월(34개월) 동안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면 된다. 병무청의 ‘예술·체육요원 편입 및 관리규정’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으로 예술요원 신청이 가능한 국제음악경연대회는 모두 29개다. 쇼팽피아노·차이콥스키·퀸엘리자베스콩쿠르를 비롯해 인디애나폴리스바이올린콩쿠르, 파블로카잘스첼로콩코르 등이 있다. 국내대회 중에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제주국제관악콩쿠르 등이 있다.
다만 연 1~2회 발표나 연주로 병역의무를 마친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최근 규정을 강화했다. 지난해 말 개정한 병역법에 따르면 예술요원은 34개월 기간 내 총 544시간의 특기활용 봉사활동을 이수해야 한다. 올해 7월 1일 이후 편입한 예술요원부터 적용하며 이에 따라 사회적 취약계층, 미취학아동,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공연·강습·교육은 물론 공익캠페인에 의무적으로 나서야 한다. 544시간은 하루 4시간 기준으로 136일(4개월 보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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