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엘리엇 '합병분쟁' 법정서 격돌…19일 첫 심문

엘리엇, 勢 결집 위한 여론몰이 주력
삼성 "법에 따라 합병절차 진행할 것"
합병 위법성 찾기 어려워, 삼성 우세
  • 등록 2015-06-19 오전 1:00:00

    수정 2015-06-19 오전 1:00:00

[이데일리 이재호 오희나 기자]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의 합병 여부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법정으로 무대를 옮겨 충돌한다. 엘리엇은 합병 반대 근거를 담은 자료를 공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서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삼성은 법적 절차에 따라 묵묵히 합병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18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소송에 대한 첫 심문이 1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엘리엇은 7월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을 의결할 수 없도록 지난 9일 법원에 주총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낸 데 이어, 11일에는 삼성물산이 KCC에 매각한 자사주 5.76%의 의결권이 행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법원 관계자는 “별도의 소송 2건이 접수됐지만 당사자가 같은 유사 사건이기 때문에 병행 심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처분 소송의 경우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2~3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커 주총 개최 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장외 분쟁을 벌여 왔던 삼성과 엘리엇은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격돌하게 됐다. 엘리엇은 소송전을 앞두고 이날 합병 반대 근거를 나열한 자료를 공개하는 등 합병 반대 세력을 결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7쪽에 달하는 장문의 자료에는 합병비율 산정 체계의 부당함,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의 위법성, 신규 순환출자 고리 발생 우려 등에 대한 지적이 담겨 있다.

엘리엇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을 향한 불필요한 도발은 자제하면서도, 시세 차익 실현 등 자신의 이익을 양보할 뜻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엘리엇이 벌이는 여론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래가치와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합병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합병 절차도 관련 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법정 분쟁 결과에 대해서는 삼성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삼성이 합병을 진행하면서 취한 조치 가운데 법적 하자가 있는 사항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더욱 세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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