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타깃되니 주가 오르네… 재평가 받는 지주사

'삼성그룹 실질적 지주사' 삼성물산, 이달 8% 상승
美 헤지펀드, 명확한 자본 배분 체계 도입 요구
LG도 경영권 분쟁 중 英 행동주의 가세하며 주가 급등하기도
  • 등록 2023-12-19 오전 5:00:14

    수정 2023-12-19 오전 5:00:1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몸집을 키우며 잠잠했던 지주사들의 주가도 뛰고 있다. 보통 지주사는 복잡한 사업·지배구조 탓에,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대비 투자 선호도가 낮았던데다 자회사들이 직상장을 하는 경우가 많아 주가에 호재보다 악재가 많았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가 지주사를 흔들며 지주사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삼성물산(028260)은 이달 들어 1만200원(8.54%) 상승한 12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1.25%)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최근 삼성물산 측과 만나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는 2017년부터 삼성물산에 투자해 현재 약 1억달러(1390억원)어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화이트박스는 만남 당시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68% 수준으로 추산하고 삼성물산이 주주들의 수익률과 연계된 임원 보상 체계를 도입해 할인율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삼성물산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됐으나 현재 주주환원 정책은 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삼성물산과 화이트박스 모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하면서 순자산가치 할인율은 6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0월 27일 10만32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14일 장중 13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미 삼성물산은 다른 행동주의 펀드들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은 이달 초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주가와 실질적인 기업가치에 약 250억달러(33조원)의 격차가 있다며 삼성물산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른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삼성물산에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2300원에서 올해 4500원으로 늘리고 내년까지 자사주 5000억원 규모를 매입할 것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

앞서 LG도 경영권 이슈와 행동주의 펀드 개입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3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두 딸이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전해지자 일각에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어 지난 4월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LLP(실체스터)가 LG 지분을 ‘일반투자’ 목적으로 5% 이상 보유했다고 공시하자, 적극적인 주주 활동 기대감이 겹치며 주가가 52주 신고가인 9만8000원(4월 12일 기준)까지 올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지주사의 주가는 변동성이 거의 없다 했지만 최근 경영권 분쟁과 헤지펀드들의 개입, 주주환원을 늘리라는 행동주의펀드가 가세하며 올해 변곡점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