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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이 올해 물 건너갈 위기에 놓였다. 대기오염이 가장 악화되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매년 12월~이듬해 3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이 해당 제도의 핵심인데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연내 극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내년 초 서울시 의회 조례 개정, 홍보 및 계도기간 등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시행에 따른 도입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현재 임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이후에 해당 법률에 근거한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하고 홍보 및 계도 기간을 거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3월 이전 시행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특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가 결정되지 않아 결국 시 정례회가 끝나는 이번 주 회기를 넘기게 됐다. 내년 초 임시회에서 조례 개정을 논의해야 하는데 아직 1월 회기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행정·공공기관 출입차량 2부제, 녹색교통지역 차량 운행 제한 등을 시행 중이지만 강제성이 약해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미세먼지 시즌제는 대기오염이 악화되는 겨울철 저감 조치를 상시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이다. 서울 미세먼지 원인의 25%를 차지하는 자동차 부문 저감 조치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이를 어길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대기질을 악화시키는 황사는 봄, 가을에 편중돼 발생하지만 미세먼지는 겨울에도 온도와 기압 등 조건만 맞으면 기승을 부린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 시기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로 맞춰져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해 각 지자체가 미세먼지 시즌제를 하기 위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협의하고 국회에서도 민생법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결국 정쟁 수단이 되면서 차일피일 밀리고 있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겨울철과 봄철에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