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중국은 지난 3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현행 헌법의 5차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무려 21군데나 수정한 헌법 개정안 중에서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중국 국가주석의 연속 임직은 두 번을 초과할 수 없다’란 항목을 삭제했다는 사실이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장기집권체제를 마련해 죽어서야 권좌에서 물러나는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일찌감치 예상한 결과였다. 시진핑은 집권 초부터 ‘중국몽’(中國夢)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내세웠다. 아편전쟁 이전 중국이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0%를 차지했던 때로 돌아가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는 선언이었다. 이제 시진핑은 집권 2기에 들어서 중국몽이 이뤄지는 ‘신시대’(新時代)를 이룩하자고 외친다. 이번 헌법 개정도 그 연장선에 있다.
중국의 황사나 미세먼지 소란스러운 관광객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그런 이들에게 중국전문기자인 저자는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이제 더 이상 우리가 1992년 수교 당시에 알고 있던 중국이 아니다”라고 경고한다.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경제가 입은 타격이 그 증거다.
그렇다면 장기집권에 나선 시진핑과 중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디일까. 저자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이를 정리한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대국이 되는 ‘중국몽’, 중국몽에다가 중국식 사회주의 승리와 모든 인민의 공동 부유구축 등 4가지 목표를 더한 ‘신시대’, 신시대를 이루기 위한 강력한 군사력을 키우는 ‘강군몽’, 21세기판 실크로드를 뜻하는 ‘일대일로’, 건강한 정치생태계 구축과 정적 제거를 목적으로 한 ‘부패척결’이다. 책은 이를 바탕으로 시진핑의 정치철학을 면밀히 살펴낸다. 그 속에 생각보다 더 큰 ‘중국’을 꿈꾸는 시진핑의 야심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이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적 존재로 부상한 중국과 어떻게 씨름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진핑은 2015년 중국을 찾은 일본 대표단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웃은 선택할 수 있지만 이웃나라는 선택할 수 없다.” 중국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말임에는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