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면세점은 지난 1일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정식 오픈했다.(사진=롯데면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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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처계) 보복 조치로 경영난을 겪은 면세점 및 뷰티업계는 우회로를 찾아 동남아에 둥지를 틀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 사업을 강화해 중국인들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리스크 헤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베트남 다낭국제공항에 매장 문을 열었다. 롯데면세점 다낭공항점은 지난 5월 270㎡ 규모 매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영업에 들어가 지난 1일 그랜드오픈 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영업을 시작한 태국 시내면세점과 연계해 동남아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이 다낭에 진출한 배경 중 하나는 중국인 관광객이다. 다낭은 최근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지난 7월 기준 다낭을 찾은 중국인은 22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 증가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이 금지되자 대체 관광지로 다낭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따리상이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구매량을 늘린 것에서 보듯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 롯데면세점은 다낭에서 중국인들의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말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영업을 개시한다. 아시아 3대 공항 중 하나인 첵랍콕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 홍콩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570만명이다. 이 가운데 77%가 중국인이다. 대략 1980만명의 중국인이 홍콩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첵랍콕 공항에서 향수 및 화장품을 판매하는 영업권을 획득했다. 국내산 화장품이 중국인들에게 인기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00만명의 소비 시장을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K뷰티’기업들도 중국인의 이동 경로에 자리를 잡았다.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해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앞서 지난 2010년
아모레퍼시픽(090430)은 홍콩에 해외지주회사를 세웠다. 이는 양사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으며 사드 보복 기간에도 현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3분기에만 101%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이 증가하면서 동남아 등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동남아 시장에서의 사업 강화는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중국인 소비자를 유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