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싱글족들에게 집이 갖는 의미가 커지기 시작했다. 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바깥보다는 집에서 저렴한 비용에 모든 걸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집밥은 하나의 사회적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레시피로 한 끼 식사를 뚝딱 만들 수 있는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집밥에는 관심이 없었던 싱글족도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외식 비용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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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최근에는 술까지 집에서 홀로 즐기는 싱글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궁상맞게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냐’는 핀잔을 들었을 테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분위기도 변했다.
광고 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지난해 ‘직장인’, ‘혼자’, ‘한잔’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한 소셜 데이터 1만9085건을 분석한 결과 ‘맛있다·저녁·좋아하다·맥주·퇴근·힘들다·즐겁다·분위기·근처·힐링·행복·편하다·간단하다’ 등 주로 긍정적인 단어가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더 이상 부끄럽거나 궁상맞은 일이 아니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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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수요가 많은 편의점에서 주류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A편의점에 따르면 2015년 맥주와 소주 등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20~30% 급증했다.
한편, 식사와 술자리 등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자기 취향대로 저렴하게 집을 꾸밀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뜨겁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셀프 인테리어 제품 7종의 매출은 전년대비 20% 이상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문 손잡이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82%나 급증했다. 문잡이는 교체 방법이 간단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가전제품은 비싼 대형 TV 대신 가정용 미니 프로젝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작은 집에 대형 TV를 들여놓기 부담스러운 싱글족이 프로젝터로 관심을 돌린 것. 실제로 2013년 28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프로젝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3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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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싱글족의 모습은 단순히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이미 자리잡았다”며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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