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일 합병 당시에는 2000명(다음) vs 600명(카카오) 조직 결합으로 카카오로 흡수되는 모양새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다음 출신 직원들의 잇따른 대기발령과 퇴사, 카카오 김범수 의장 지인인 임지훈 단독대표 체제 출범, 카카오로의 사명변경 등이 이어지면서 양상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인터넷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순방문자 순위만 봐도 포털 다음의 위세는 줄어든 반면, 카카오의 모바일 앱 순방문자 수는 크게 늘어 이용자들도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되는 추세다.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카카오의 혁신이 성공하려면 임 대표가 다음과 카카오 출신 직원들간 화학적 결합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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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 합병이후 모든 조직 운영이 카카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임 단독대표 취임과 함께 경영을 책임지는 6인의 리더 그룹(CXO팀)은 최세훈 전 다음 대표(CFO)를 제외하고는 모두 카카오 출신이다.
임 대표는 카카오가 어려울 때 투자한 인연이 있고, 홍은택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카카오 부사장, 정주환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2013년 카카오에 인수된 SNS 기업 써니로프트, 박창희 최고상품책임자(CPO)는 카카오 전신인 IWILAB(아이위랩) 출신이다. 신정환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전 카카오스토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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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모바일에서 혁신과 가치를 만들려면 빠른 의사 결정이 중요했고, 합병 법인은 모바일에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때문에 카카오 중심의 경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놓고 다음 출신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 퇴직자는 “합병이후 다음쪽 사람들은 대부분 대기발령 난 상황이며, 요직은 카카오 출신이 맡았다. 최세훈 CFO는 관리자형이어서 인사에는 별로 관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음출신 카카오 관계자는 “합병이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신규사업별로 새로운 팀을 만들고 이후 없애는 유연한 구조인데 자체로는 의미 있지만 사내에서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려워 다음 시절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탄없는 비판 의견이 올라오는 사내 대화방인 ‘아지트’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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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 합병이후 신규서비스 방향을 봐도 다음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고 평했다.
다음(포털)·한메일(메일)·다음카페·버즈런처(런처서비스) 등에서 신규 개발이나 진화는 보이지 않고 임 대표의 강점인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이나 카카오 중심의 SNS 진화 및 샵 검색(카카오 검색),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같은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임 대표는 지난달 취임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택시’ 같은 온-오프라인 연결(O2O) 서비스는 물론 콘텐츠와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 모든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다음 포털 검색의 진화 계획이나 메일이나 런처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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